‘홈런 제어 장치 고장’ 빼고 완벽한 류현진
입력 2021.04.08 08:20
수정 2021.04.08 08:37
텍사스전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 '패전'
실투에 의한 뜬금없는 피홈런 이번에도 반복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피홈런 하나로 승리 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90개로 경제적이었고 7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나 7개의 탈삼진을 뽑아냈고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등 제구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피홈런 하나로 2실점을 했고 팀 타선 역시 상대 투수 호투에 눌려 단 1점만 뽑는데 그쳐 시즌 첫 패전을 안고 말았다.
유일했던 실점은 지난 뉴욕 양키스와의 개막전 때와 마찬가지로 2회에 나왔다. 류현진은 2회 선두 타자 닉 솔락을 상대로 2구째 던진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쏠리며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 계속된 2사 2루 위기에서 레오디 타베라스에게 초구 커브를 공략 당하면서 우전 적시타를 허용, 추가 실점을 했다.
이를 제외하면 류현진의 나머지 이닝은 완벽에 가까웠다. 3회와 4회, 그리고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산발적으로 안타를 맞았으나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주자들의 진루를 막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피홈런이다. 2회 실점 상황을 복기해보면, 류현진은 솔락을 상대로 초구부터 직구로 윽박질렀다. 88.5마일(약 142km)의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이었으나 날카롭게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며 타자가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러자 2구째 같은 구질을 선택한 것이 화근이었고, 가운데로 몰리자 허무하게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장, 단점이 뚜렷한 투수로 분류된다. 메이저리그 평균에 못 미치는 구속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제구, 이를 뒷받침해주는 날카로운 변화구의 위력으로 정상급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직구의 위력은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사실이다. 매 투구 때마다 전력으로 던질 수는 없는 법이기에 류현진 역시 위기 상황에서만 기어를 바꿔 끼워 구속을 높이는 방식의 투구를 하고 있다.
반면, 피홈런의 상당수는 이번 솔락에게 허용한 것처럼 뜬금없는 상황에서 홈런을 허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위로 찍어 누르지 않는 투수이기에 매 투구 정교한 제구에 힘을 써야할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