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납세시즌 도래…증권사, 대행서비스 경쟁 치열

250만원 이상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22% 양도세 부과 예정

키움·메리츠 이어 한국투자證 세금 신고 대행서비스 고지

거래내역·계좌합산 등 제공…"고객 확보 위해 서비스 실시"

해외주식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납부 기간이 5월말까지로 결정된 가운데 증권사들이 세금신고 대행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픽사베이

해외주식 납세시즌이 도래하면서 증권사들이 세금신고 대행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지난해 불어 닥친 해외주식 열풍으로 대거 유입된 서학개미들이 겪고 있는 세금신고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대신 잠재적인 고객을 확보하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대행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키움증권, 메리츠증권도 대행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1월 1일~12월 31일) 해외주식을 거래한 투자자는 오는 5월 말까지 매매 차익에 대해 자진 신고 및 납부를 완료해야 한다. 과세 대상은 해외주식 거래로 얻은 수익 가운데 250만원을 제외한 모든 금액이다. 과세율은 22%에 달한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거래해 1000만원 수익을 얻었고, 게임스탑으로 400만원 손해를 입은 경우 차익은 600만원이므로 250만원을 제외한 350만원에 대해 22%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250만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하고도 세금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10~20%에 달하는 가산세가 추가된다.

해외주식으로 벌어들인 배당수익도 배당소득세 부과 대상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을 판매할 때 증권거래세를 포함해 배당소득세를 미리 떼기 때문에 따로 신고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배당수익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으로 포함된다.

ⓒ데일리안

올해에는 해외 주식 차익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투자자가 전년 대비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매(매수·매도) 잔액은 302억4449만 달러(34조2549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말 39억2523만 달러(4조4457억원) 대비 670.5%(29조8092억원) 폭증한 규모다.

올해 해외주식 관련 세금 신고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계좌별 합산이다. 특정 투자자가 지닌 모든 계좌에서 발생한 손익을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에 다양한 증권사 계좌로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경우 개별 자료를 따로 신청해 합친 뒤 신고해야 한다. 한 투자자가 A증권사에서 해외주식으로 500만원을 벌었고, B증권사에서 150만원을 잃었다면 본인이 직접 모든 계좌를 합산해 350만원의 차익을 개별 신고해야 한다.

문제는 지난해 해외 주식 열풍이 불면서 다수 증권사가 수수료 감면, 환율 혜택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다수 증권사 계좌로 해외 주식을 거래한 투자자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대행서비스를 활용해 타사 계좌 거래내역 확인과 세금 신고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서비스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세금 신고 대행서비스는 직접적인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대행서비스를 확장하는 이유는 복잡한 세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잠재적인 투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011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세금신고 대행서비스는 현재 모든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는 필수적인 서비스"라며 "지난해에는 거래대금 규모가 워낙 컸던 만큼 납세 규모가 큰 고객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어 각 증권사들이 서비스를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