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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분쟁' 조현식, 조현범 경영 독주 막았다(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03.30 15:53
수정 2021.03.30 16:09

30일 한국앤컴퍼니 주총서 감사위원에 이한상 선임…주주제안 의결

국민연금 등 주주 '이사회 투명성'에 찬성표…조현범 경영 성과 주력할 듯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현식 대표이사 부회장ⓒ한국앤컴퍼니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범 사장의 경영 독주를 막는 데 성공했다.


1차전 격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승리했지만 본선 격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장남인 조 부회장이 승리를 거머쥐며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1차전 조현범 승리…한국타이어 사내이사 재선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각각 오전 9시와 오후 1시 30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차례로 정기 주주총회를 가졌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은 오전에 열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한 차례 격돌했다.


회사측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을 내세웠고 조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이혜웅 후보에 대한 찬성을 권고한 데 이어 국민연금도 이 후보를 찬성하면서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조 사장의 '완승'이었다.


표결 진행 결과 사측에서 추천한 이미라 후보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안이 통과됐다. 이미라씨는 득표율 84%를 기록한 반면 이혜웅씨는 16%에 그쳐 탈락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적용으로 조 사장, 조 부회장 등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소액주주 대부분이 조 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사내이사는 예상대로 조현범 사장이 재선임됐다. 조 사장 외에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박종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됐다. 임기는 모두 3년이다.


사외이사에는 표현명 전 KT 사장, 강영재 전 하이트진로 부사장, 김종갑 전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대표 등이 새롭게 선임됐다.


2차전은 조현식 '승'…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 지지 받아


이날 오후에 열린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도 분리 선출 이사를 두고 형제간 대결이 벌어졌다.


조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 교수를 내세웠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ISS 모두 이한상 교수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했으며 국민연금도 조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조 사장이 제안한 김 후보에 찬성 권고를 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작년 말 기준으로 조현범 사장이 4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조희원씨 10.82%, 조 이사장 0.83%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은 5.21%다. '3% 제한 룰'로 조 사장, 조 부회장, 조희원씨,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각 3%로 동일하게 적용됐다.


접전 끝에 조 부회장이 주주제안으로 제안한 이한상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3% 제한 룰로 대주주들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22.61%) 대부분이 주주제안을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형, 동생 견제 뜻 이뤄…조현범은 경영 성과 주력할 듯


이번 주총으로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은 1승과 1패를 나눠갖게 됐다. 다만 본선 격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 사측 안건이 부결돼 결과적으로 조 사장은 조 부회장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조 부회장이 내놓은 주주제안이 가결됨에 따라 조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의 '독주 체제'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됐다.


조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가능해진 만큼 조 사장은 우선적으로 차기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을 입증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타이어는 매출액 7조원 이상을 목표로 주요 시장에서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 프리미엄 OE 공급, 전기차 시장 선점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2단계 증설에 나선다. 조 사장은 이 같은 현안들을 챙기며 외형 확대 및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사회의 독립성,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지속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부회장은 주주서한 공개 당시 "회사 내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부회장은 이한상 감사위원 선임 등으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주주제안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견제 기능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표대결 결과로 조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조 부회장은 대표이사직 외에 겸직하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 및 부회장직, 보유 지분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인터뷰에서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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