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민주당 '부동산 실패' 첫 사과…중도층 분노 달래기
입력 2021.03.30 00:00
수정 2021.03.29 23:26
與 지도부 인사들 부동산 실패 첫 사죄
김종민 "오만과 무감각이 국민께 상처줘"
양향자 "잘못과 무능에 담대하지 못했다"
홍익표 "부동산 급등, 송구하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가 나왔다.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매를 맞겠다" "송구하다"는 식의 수사는 많았지만, 잘못한 부분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용서를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본질이 단순히 공직자의 비위가 아닌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민심의 분노라는 점을 인정한 대목이다.
29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김종민 최고위원은 "집권여당으로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드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기업 직원의 비리이고 관리·감독은 무한책임을 져야 하나 국민들은 그 이상 분노하고 계신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화가 났던 것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정부 들어 수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어느 것 하나 집값 올리려는 대책은 없었다. 투기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이었다"며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갔다. 집값 전·월세 값이 엄청나게 올랐다. 재작년 3억 원 전세가 올해 초 5억 원으로 올랐다. 정상적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집 없는 서민들은 자고 나면 억 소리 나는 집값 폭등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정말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약속을 못 지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문재인 정부의 집값 정책을 믿고 따랐다가 손해 봤다고 느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정책도 정책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잘못된 자세와 태도였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정책 책임자,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폭등 현실에 대해 '우리 정책이 옳다' '조만간 효과 있을 것이다' '특정 지역의 일시적 문제다' 이런 식으로 대응해왔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런 오만과 무감각이 국민 마음에 상처를 줬다"며 "정책 의도가 옳았더라도, 투기를 잡는데 필요한 정책이었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집값이 뛰었다면 왜 안 맞았는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겸손하게 돌아보고 국민께 사과를 드렸어야 했다"고 반성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여당이라면 모든 것을 잘해야 하고, 티끌 같은 잘못도 태산같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집권당의 숙명"이라며 "국민께 솔직해야 한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은 잘못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최고위원은 "부동산 정책에서의 아쉬움과 광역단체장들의 성희롱 문제 등 잘못과 무능에 대해 담대하지 못했다"며 "국가를 이끄는 주류 세력임에도 변명과 회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백, 수천 번을 사죄드려도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여러 방안을 노력해서 부동산 정책을 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사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