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뜨강’ 이어 ‘조선구마사’까지…“열심히 했을 뿐인데” 고통 받는 배우들
입력 2021.03.26 13:18
수정 2021.03.26 13:19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2회 만에 폐지 결정
제작사 "스태프, 관계자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다할 것"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은 무슨 죄로 책임을 지고 벌을 받아야 하는가.”
KBS2 ‘달이 뜨는 강’의 지수가 학교 폭력(학폭)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드라마 일정에 차질이 생기자 출연 중이던 한 중견 배우가 토로했던 심경이다. 하나의 드라마가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이 구조는 결굴 누군가의 잘못에 대한 책임 역시 함께 짊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당시 지수의 학폭 논란이 제기되자 대중은 제작진에게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그의 사과 이후 드라마는 휴방, 출연분 편집, 재촬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수의 흔적을 지워야 했다. 이미 촬영이 95%가량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간 쏟아 부은 제작비, 시간, 인력 등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대중의 시선은 오직 논란을 일으킨 배우에게만 집중돼 있었다.
KBS2 드라마 ‘디어엠’ 역시 지난해부터 촬영을 시작해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치고 첫 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주연 배우인 박혜수의 학폭 논란이 불거져 표류 중에 있다. 현재 박혜수의 학폭 논란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드라마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진과 스태프, 배우 등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초점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실공방에만 쏠려 있다.
학폭 의혹으로 인한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회원단체를 비롯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 4개 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의 사태가 과거의 잘못이 밝혀진 연예인 개인만의 문제로만 봉합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예술 산업의 구조상 또 다른 피해를 낳고 있다”면서 작업에 참여했던 수많은 종사자와 연예인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피해자 아픔 치유에 적극 나서고 연예인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피해자 입장에 서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 ▲ 연업계 자성 노력과 함께 적극적 대책 마련과 관련 단체별 소속 연예인들의 사회적 책임 및 의무 강조 교육 확대 ▲ 근거 없는 무분별한 폭로에 대해서는 연예인을 보호하고 확인된 사실에 기반해 설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던 배우들의 고통은 학폭 사태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조선구마사’는 중국식 소품과 의복 사용, 실존인물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동북공정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삼성전자, LG생활건강, KT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제작지원 계약을 취소했고, 장소 협찬을 약속했던 나주시와 문경시 역시 등을 돌렸다.
결국 SBS는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방송 2회만에 폐지를 결정한 셈이다. 결국 역사 왜곡 논란에 따른 피해는 작품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와 관계자들, 배우들이 짊어지게 됐다. 이에 제작사는 “‘조선구마사’ 제작은 중단됐고,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분들과 관계자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