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모녀, 둘다 외도 후 낳은 딸→바꿔치기 공모 의혹까지(종합)
입력 2021.03.26 16:14
수정 2021.03.26 17:34
신생아, 큰딸 부부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으로 드러나
석씨 여전히 출산 사실 부인 중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6개월 동안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건과 관련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와 딸 김모(22)씨가 모두 외도로 혼외 자녀를 출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아이를 바꿔치기한 시기와 장소가 확인됨에 따라 수사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26일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친모 석씨가 구미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채혈 검사 전 두 신생아를 바꿔치기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산부인과 의원 기록에서 신생아의 혈액형이 A형인 것을 확인했다. 석씨의 큰딸이자 산모인 김씨와 전남편 홍씨의 혈액형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다. 김씨와 홍씨가 각각 B형(BB), AB형이기 때문에 신생아 혈액형은 A형이 나올 수 없다.
이를 두고 경찰은 석씨가 산부인과 의원의 혈액형 검사 전 자신이 낳은 아이를 데려다 놓아 바꿔치기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아이와 김씨 부부의 유전자 등을 검사한 후 '불일치'라는 것을 경찰에 통보했다.
하지만 석씨는 여전히 "아이를 출산한 적이 없다"고 버티고 있으며, 딸 김씨는 숨진 아이가 자신이 낳은 딸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씨의 계속되는 부인에 피해 아동 친부를 찾기 위해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택배기사를 포함해 석씨의 주변 남성 100여명의 DNA를 채취해 검사 중이다. 또한 인근 산부인과17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석씨가 비급여로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지난 24일 석씨와 딸 김씨가 아이와 관련해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됐다. 석씨는 아이 이름을 말하며 "눈썹 빼곤 둘째(김씨가 재혼 후 낳은 딸)가 첫째(숨진 여아)를 닮았다"라고 말하자 김씨는 "엄마가 둘째 눈썹이 없다고 놀린다"라고 답한다.
한편 검찰은 석씨가 3차례나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를 계속 부인하고 있어 지난 23일 대검 수사부에 석씨와 김씨, 김씨의 전 남편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다시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