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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KT도 손절…'조선구마사', 제작 강행할 수 있을까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3.25 11:30 수정 2021.03.25 11:30

기업·지자체 지원 철회 잇따라

SBS "문제 장면 삭제해 VOD 반영, 재정비 위해 다음주 결방"

'조선구마사'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역사 왜곡 논란으로 기업과 지자체가 제작지원을 철회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에 이어 KT도 '조선구마사' 광고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24일 삼성 사내게시판에서 한 직원이 '조선구마사'에 자사 광고 여부를 묻는 글에 삼성전자 한국 총괄 국내 광고 담당자는 논란이 된 이후 회차부터 제품 광고를 전면 중지하겠다고 답변했다.


담당자는 "이번 광고는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시간대 기존 SBS의 월화 드라마 시청률 시뮬레이션을 통해 청약·노출된 것으로, 해당 드라마의 제작 협찬 및 스폰서십과 당사는 전혀 무관함을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은 뒤 "기존 청약분인 어제 분까지 광고가 노출된 상황으로 이후 회차부터 광고를 전면 중지하고 당연히 재방 및 2차 판권 등에도 당사 제품 광고 노출을 완전 차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KT도 단순 광고 편성으로 해당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광고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LG 생활 건강도 '조선구마사'가 논란에 휩싸이자 발 빠르게 제작지원을 취소했다.


앞서 호관원 프리미엄, 탐나종합어시장, 금성침대, 아이엘사이언스, 반올림식품, 코지마, 에이스침대, 뉴온, 광동 비타500 등 '조선구사마'에 발을 담군 기업들이 잇따라 계약 취소하겠다고 밝혔으며 영상테마파크를 장소지원하고 있던 전남 나주시도 '조선 구마사'에게 등을 돌렸다.


뿐만 아니라 전주이씨 종친회는 '조선구마사'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방영중지를 요구에 나섰다. 태종·양녕대군·충녕대군 등 역사의 실존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왜곡해 방영했다는 이유다. 종친회는 "대다수의 국민들과 세계인이 조선왕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1회에서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구마 사제인 요한 신부(달시 피켓)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 등 중국 소풍이 등장해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또 태종(감우성 분)이 이성계의 환시를 보고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역관에게도 무시당하는 장면 등 조선 왕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제작진은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일 뿐이며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사태를 진압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기업과 지자체의 릴레이 지원 철회와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제작진은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장면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 재정비에 들어간다.


제작진은 첫 번째 입장문과 달리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실수를 인정하며 "실존 인물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더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준비했어야 마땅한데, 제작진의 부족함으로 시청자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는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되고 있는 드라마로, 현재 국내 굵직한 기업들의 손절과 장소 지원까지 받지 못하게 되자 위기에 처했다. 새롭게 촬영 장소 섭외나 지원 제작을 물색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조선구마사'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불매 리스트'로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 출연한 배우에게까지 비난이 가해지고 있다.


전체적인 재정비에 들어가며 사전에 촬영한 분량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 대본 수정, 재촬영, 배우 스케줄 조율, 지원 문제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만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조선구마사'는 촬영을 완수할 수 있을까. 그보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어내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로 보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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