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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미의 여의도잼] 네거티브 '양념', 작작 좀 뿌려라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1.03.23 07:00
수정 2021.03.23 05:08

일부 與인사, 野후보 '신상 털기' 부추겨…흥신소 연상

'묻지마 의혹 제기' 등 네거티브, 오히려 '역효과'

여야 간 정책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았으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2일 부산 해운대구 KNN 방송국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부산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뉴시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네거티브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선거판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정책 대결'은 사실상 실종됐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판세가 야당 쪽으로 점점 기울자 더불어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모습이다.


특히 상대당 후보의 개인적인 가족사까지 들추며 '신상 털기'를 부추기는 일부 민주당 인사들의 '금도'를 넘어선 행태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문재인 정부 초대 식약처장을 지낸 류영진 민주당 부산진구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배우자의 성명과 나이를 공개하며 "아는 분은 연락 달라"고 했다. 흥신소 직원마냥 '신상 털기'에 나선 것이다. 아무리 선거철이라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지켜야 할 최소한의 '매너'와 '품격'은 온데 간 데 없는 듯하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돕기 위한 행동이겠지만, 이같은 '묻지마 신상 털기'는 오히려 김 후보에게 '독'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또 민주당 중앙당 지도부는 당초 부산시장 선거 승부수로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띄웠지만, 효과가 시원치 않자 박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과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개입 의혹 등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급기야 당 지도부는 박 후보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해운대 엘시티 앞으로 달려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의혹 제기는 충분히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박 후보와 각종 의혹들이 연관 돼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기 전에 '일단 던지고 본다'식의 의혹 제기는 후보들 간 정책 대결을 사라지게 하고 정치 혐오감·피로감만 부추길 뿐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설문해 22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 따르면 박 후보는 51.2%, 김 후보는 28.6%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2.6%p에 달했다. 박 후보는 48%를 기록했던 지난 6~7일 조사보다 3.2%p 올랐지만, 32.5%였던 김 후보는 3.9%p 하락했다. 민주당의 박 후보를 향한 각종 의혹 제기 공세가 김 후보의 지지율 반등에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서울시장 선거판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세훈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 '박영선 도쿄 아파트 소유 논란' 등은 여야 후보들의 정책 대결을 증발시켰다. 또 여야는 서로 감정 섞인 유치한 발언들을 주고받으며 네거티브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사퇴왕", "철수왕", "MB 아바타" 등의 조롱 섞인 표현을 쏟아냈다. 2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안 후보도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발언해 도마에 올랐다.


4·7 재보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 동안엔 누가 더 능력 있고 좋은 정책을 내놓는 후보인지를 두고 여야 간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았으면 좋겠다. 유권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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