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뭐 뀐 놈이 성질낸다는 말까지 들어서야
입력 2021.03.14 10:35
수정 2021.03.15 05:14
트럼프 교훈 잊었나? SNS에 막 감정 풀면 ‘좀스럽다’ 평만 들어
대통령 임기 1년 남고 악재 속출, 인기 떨어지자 분노 조절 장애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대통령 문재인이 졸지에 트럼프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다. 저런 SNS 필화(筆禍)사고는 트럼프 말고는 세계 정상 중에 저지를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 인품도 정상끼리는 전염되는가? 문재인은 써서는 안 될 말을 썼고, 청와대 비서진은 이것을 막지 못한 벌을 달게 받아야 한다.
대통령은 소통할 것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말은 꾹 참아서 나라의 대표로서 체통을 굳게 지켜야 한다. 그것이 국격이고 국민의 자존심이다. 문재인은 저 말 한마디로 국민들을 무척 분노케 하고 한없이 창피하게 만들었다.
기왕 좀스럽다고 했으니 한번 따져보자. 제1야당 국민의힘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 문재인 부부는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경남 양산에 566평의 농지를 농사를 짓겠다고 취득했다. 그러고선 1년도 되지 않아 대지로 전용해 그 농지를 포함한 1100평의 땅에 집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 특권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결코 ‘좀스러운’ 일이 아니다.”
농지를 매입한 후 대지로 형질 변경한 것은 편법이며 이는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3기 신도시 지역의 농지를 사들인, 최근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수법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야당의 비판이다.
문재인 부부는 농지 매입 당시 농업경영계획서에 대통령 자신의 영농 경력은 11년, 김정숙 여사는 0년으로 기재했다. 농사를 위해 값이 싼 땅을 산 지 곧 용도를 바꾼 데다 건물 준공 후에는 모두 대지로 지목이 변경돼 농사지을 땅은 한 뙈기도 남지 않았다. 허위 공문서를 이용한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 수법이다.
자, 이 대목에서 필자는 바른말을 하고자 한다. 나이가 68세인 데다 대통령까지 지내는 문재인이 무슨 욕심이 있어서 법을 어겨가며 땅 투기를 했겠는가? 야당의 주장은 정치 공세일 뿐이다.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고향에 살 집(대궐 같은 집을 지으려 하니 문제지만)터를 청와대에서 물색하다 보니 농지밖에 마땅한 것이 없었고, 농지를 사놨으니 불법 또는 편법으로 그 용도를 변경해야 했을 것이다.
문재인은 아마도 이런 점이 (억울해서) 얘기하고 싶었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수 국민들은 당연히 자기편에 서서 사정을 수긍하며 야당이 비열하게 트집을 잡아 공격한다고 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경호 시설과 인력 때문에 집 규모가 커지는 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전 대통령 노무현의 봉하 사저와 문재인의 양산 사저 예정지는 지나치게 대규모인 것이 사실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집들은 그렇지 않다. 이들의 집은 원래 큰 저택이었는데, 인근 가옥을 사들여 경호실 등으로 쓰고 있다.
문재인은 도대체 재임 중에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길래 그런 아방궁이 필요한가? 하지만 좋다. 집이 큰 것도 봐주고 용도 변경한 것도 봐주기로 하자. 대통령이니까 그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다. 그러나 막말은 봐줄 수가 없다. 불쾌하고 무서워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그 수준, 협량(狹量, 좁은 도량)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야당 말대로 지금 국민들은 LH 사태를 목도하면서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위로의 말을 넘치게 해줘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좀스럽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화를 내며 좀스럽다(도량이 좁고 옹졸한 데가 있다)는 시정잡배의 형용사를 구사하면 돌아오는 말은 ‘좀스럽다’ 그 자체다.
난세, 즉 레임덕이 시작된 정권 말에 야당은 곧 국민이다. 그런 야당에 대고 대통령이 직접 SNS에 막말 타이핑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라고밖에 할 수 없다. 분노 조절 장애다.
국민과의 소통(기자회견)은 취임 후 4년 동안 한 횟수를 두 손으로 세고 손가락이 몇 개 남는다. 그건 하지 않고 야당 공세에 발끈하는 성정을 토로하는, 불필요한 소통은 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보유하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장 보선 후보 박영선의 아부를 패러디하자면, 우리는 좀스러운 문재인 보유국이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스트레스가 심해 이빨이 13개 빠졌다는 사람이다. 엊그제 언론에 난, YS(김영삼)맨으로 DJ(김대중)정부에서 행자부 장관을 한 김정길이 인터뷰에서 그렇게 전했다. 문재인은 그렇게 착한 사람이(었)다.
취임 초반 지지도가 하늘 높이 오른 것은 그의 그런 성격과 이미지에 힘입은 바 크다. 과거 대통령들보다 뭔가 도덕적이고 점잖은,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기대감과 만족감에서 많은 사람이 호감을 보였으며 그중 일부는 문빠가 되었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 탈(脫)원전, 친중 친북 반일 등의 노선과 정책으로 애국심 드높은 국민들을 심히 걱정케 하더니 조국 사태에서 결정적으로 나라와 국민을 두 쪽으로 갈라놓아 버렸다. 그러고 올해 맞닥뜨리고 있는 게 윤석열 현상이다. KO 직전이고 LH 스캔들까지 터져 난생(재임 중)처음으로 3개월짜리 장관도 경질했다. 서울·부산 보선은 패색(敗色)이 짙다. 되는 일이 없어 화가 날 만도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산 가덕도에 가서 “가슴이 뛴다”고 하고 서울 청와대에서는 분노의 SNS 질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노력을 해봐야 헛수고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결과들은 민심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 방향은 정권 심판이 국정 안정보다 월등히 높음을 보여 주고 있다. 가는 세월을 못 잡듯이 이유가 있어서 떠나는 민심도 잡을 수 없다. 김정길도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고, 다른 여러 사람도 문재인은 대통령 할 생각이 없었는데, 떠밀려서 하게 됐다고 증언한다.
586 운동권 출신들 좋은 일 시켜주고 자신은 말년에 스타일 구기고 있는 대통령 문재인이 ‘방귀 뀐 놈이 성질낸다’는 말까지 들을 줄은 몰랐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