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경계가 사라진다”…주류업계, 365일 홈술 ‘러쉬’
입력 2021.03.08 08:00
수정 2021.03.05 18:17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오프라인 마케팅 창구 잃어
홈술 메인으로 부상…맥주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주류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홈술 시장 공략으로 마케팅 가닥을 잡고 봄 채비를 마쳤다. 주류업계는 사계절에 따른 프로모션 계획이 뚜렷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와 같은 방향으로 전략을 굳혔다.
보통 봄철은 대학생 엠티부터 각종 야유회, 나들이 등으로 소매점 주류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다. 이에 따른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여름·가을에는 해변 등 지역 축제를 중심으로 한 시음행사가, 겨울에는 연말 송년회와 신년회 준비에 매진을 하지만 코로나19로 이 같은 계절의 경계가 없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음주 문화에 지각변동이 지속되고 있다. 외식이 어려워지고 집콕족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기존 유흥 시장이 축소된 반면, 홈술 시장이 메인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업계 포트폴리오가 대폭 전환됐다.
일반적으로 맥주와 소주의 유흥용과 가정용 시장의 비율은 6대 4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와 함께 주류 판매 비율이 3대 7까지 바뀌었다. 소주와 맥주는 외식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주종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다.
주류업계의 근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혼술·홈술의 문화가 주류 시장의 공백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지만 외식, 유흥주점 등 주류업계 ‘큰 손님’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출이 갈수록 곤두박칠 치고 있어서다. 주류업계는 삼삼오오 모여 마시고 즐겨줘야 수익이 오르는 구조다.
다만 주류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따라 저녁 9시에서 10시로 주점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 데다,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지난해 대비 올해는 상황이 희망적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주류업계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혼술과 홈술에 특화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등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을 통한 프로모션과 굿즈 마케팅 등의 활동도 병행한다.
오비맥주는 최근 출시한 ‘한맥’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소매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한맥은 100% 국내산 쌀로 만들었으며, 상쾌한 풍미가 특징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테라’를 앞세워 인기 굳히기에 나선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테라 첫 TV CF를 공개하는 등 봄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테라는 ‘리얼 탄산’을 앞세워 지난해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3억병을 돌파하는 등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두껍상회 마케팅도 병행 지속한다. 두껍상회는 하이트진로가 주류업계 최초로 선보인 캐릭터샵이다. 테라·진로·참이슬의 서체를 활용한 쏘맥잔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한다. 지난해 8~10월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한 두껍상회에는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5월 출시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지속하면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혼술족을 공략하기 위해 슬릭(Sleek) 캔을 도입한 제품이다. 기존 스터비캔보다 얇고 한 손에 쉽게 감겨 홈술족이 가정에서 편하게 즐기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어 한 치 앞도 예측할수 없는 데다, 오프라인 홍보 창구가 막힌 상황에서 성장하고 있는 홈술 시장 말곤 달리 대안이 없다”며 “주류 마케팅의 경우 자칫하면 음주 문화를 조장하는 것처럼 비춰질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