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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인사 불만 직접 나선 이해진-김범수 “개선하겠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1.02.25 18:21
수정 2021.02.25 18:30

이해진 “성과급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27일부터 스톡옵션 행사”

김범수 “문제 인식하고 해결할 것...즉각적으로 기부금 써나가고파”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 각 사 제공

국내 양대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창업주가 직원 앞에 섰다.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 등 보상 철학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전 재산 절반 이상의 환원에 대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듣기 위함이다.


25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이사는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 220개가 넘는 질의응답에 답하고, 전 직원과 보상 철학을 공유했다.


앞서 네이버에서는 지난해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됐다며, 기대 이하의 연봉 인상률을 제시해 성장에 따른 수익을 직원들과 나누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넥슨, 넷마블 등 주요 게임업계가 실적 상승에 따른 연봉 일괄 인상안을 내놓으면서 불만이 더욱 고조됐다.


이에 네이버 경영진들이 직접 직원들 앞에 자리했다. 행사는 3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접속한 가운데 이날 2시부터 사내시스템을 통한 라이브 중계로 진행됐다.


한성숙 대표는 성과급 지급 논란에 대해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맺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이라며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한 대표는 “새로운 글로벌 움직임에 맞는, 차별화된 새로운 복지 제도를 고민중”이라며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을 약속했다. 이해진 GIO는 전직원 스톡옵션을 강조하며 “올해 가장 기쁜 일은 그동안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통해 그 밸류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점”이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네이버 전직원은 2019년부터 회사가 지급한 스톡옵션을 통해 오는 27일부터 첫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주가 상승으로 1인당 약 1900만원의 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이날 사내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기부 방식과 인사평가 제도 개선 논의에 대해 답했다. 최근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SNS 이용자가 유서 형식으로 카카오의 인사평가 제도가 불합리하다며 비판을 한 바 있다.


김범수 의장은 우선 “기부금을 묵혀두는 개념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바로 써나가고 싶다”며 “1년이면 1년, 단위를 정해 몇천 억원 수준을 쓰는 구조로 가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몇 가지 사회 문제라도 풀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계획을 공유했다.


프로젝트 방식을 통한 재산 기부도 시사했다. 김 의장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카카오에겐 익숙하다”며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고민도 덜해서 훨씬 재미있는게 많이 나올 것 같다. 별 검증없이 자유롭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인사평가 제도에 대해서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배려에 대해선 카카오 내에선 절대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거나 해롭히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한다”며 “카카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마음가짐과 의지가 있는 회사라고 믿고 있다.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경쟁사보다 보상이 더 적다면 빨리 개선을 하겠다”면서 “장기적 변화는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 현재 균형을 못 맞출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맞춰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업계는 최대 IT 플랫폼 창업자들이 기존 세대와 완전히 다른 MZ세대의 가치관과 행동 방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오너를 인신공격하거나 단순히 회사에 불만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닌, 부족한 대우와 보상에 대해서 투명한 기준을 공개하는 것을 요구하는 등 목표 또한 명확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기존 세대와 달리 직장인들이 ‘평생 직장’의 개념을 떠나 능력에 맞는 대우를 원하는 서구화된 관념을 갖기 시작한 징표”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업종이나 호황일수 없다”며 “이같은 성과주의 자본주의 방식 고착은 고무적이지만, 회사가 어려워질때는 같은 논리로 위로금조차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봉착할 수 있다. 양날의 검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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