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금융당국, 불안 차단에 '진땀'…금융·외환시장 정상 운영
입력 2024.12.04 14:56
수정 2024.12.04 15:05
주요 일정 취소 후 금융시장 점검회의 개최
유동성 무제한 공급…증안·채안펀드 가동
계엄령 인지·국무회의 참석 질문 '무응답'
금융당국이 비상계엄령 사태에 따른 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는데 진땀을 뺐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회의를 거듭하며 24시간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나섰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비상계엄 조치로 국내 경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서며 안정화하는 분위기다. 은행 등 주요 금융사도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년도약계좌 상담센터 방문,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우수사례 발표 대회 등의 현장 일정을 취소하고, 금융시장을 챙겼다. 정부 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금융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유관 기관들과 함께,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채권시장·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 위험 등에도 대응하고, 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들은 시세조종 등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에는 금융전산분야 비상대응체계 강화 협조 요청 공문을 배포해 금융권 보안사고에 대한 대비 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오전 진행할 예정이었던 증권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일정을 연기하고 시장을 모니터링했다. 이 원장은 오전 1시 30분에 긴급 금융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추가로 확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이후 금융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지난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시장에서는 환율이 일시 급등하고 한국 ETF도 급락했으나, 비상계엄 해제조치 이후에 곧 진정됐다"며 "이날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나 일중 변동폭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원화가치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매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상징후 탐지 시 관계기관과 공조해 필요한 모든 안정조치 실행할 것"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해외 투자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량한 대외건전성 등에 대해 적극 소통하고, 금융권 외화조달 여건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금융사별 외화유동성 변동 추이를 밀착 점검할 방침이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에 편승한 허위·풍문 유포행위에 대해서도 증권선물위원회·거래소·검찰 등과 긴밀히 협조해 엄정 대응할 것을 경고했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및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연달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이하 F4 회의)에도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새벽 국회 요구로 해제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의 정상 운영을 결정했다.
다만 금융·외환시장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어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매일 F4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F4 회의가 끝나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전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위원장도 계엄령 선포 전 국무회의 참석했냐고 물어보는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