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리버풀!’ 눌린 황희찬, 변곡점 만드나
입력 2021.02.17 00:00
수정 2021.02.16 22:3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리버출전 출격 유력
헐거워진 수비라인 뚫는 돌파 보여주면 반등 기대
황희찬(25·라이프치히)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리버풀과 다시 한 번 마주한다.
라이프치히는 17일(한국시각) 오전 5시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나서 펼쳐지는 ‘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리버풀과 격돌한다.
당초 1차전은 라이프치히 홈구장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독일 정부의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제한 방역지침에 따라 잉글랜드 선수들이 독일에 입국하지 못해 개최지가 변경됐다.
라이프치히로서는 홈구장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2차전은 예정대로 다음달 11일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서 펼쳐진다.
라이프치히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며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올 시즌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2위를 질주할 만큼 탄탄하고 전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에 상대할 리버풀은 2018-19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버질 반 다이크 등 주축 수비수들의 이탈로 EPL 6위로 추락한 상태지만, 막강한 공격수들이 건재해 여전히 위협적이다.
챔피언스리그 4강 이상을 꿈꾸는 라이프치히로서는 큰 고비다.
자연스레 리버풀과 얽힌 황희찬의 과거가 떠오른다. 지난 2019년 영국 안필드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전에서 황희찬은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판 다이크를 농락하는 현란한 드리블로 빅클럽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라이프치히도 황희찬 영입 때 리버풀전 활약을 소개한 바 있다.
저돌적인 돌파 능력을 지닌 황희찬은 파워와 스피드가 돋보이고 몸싸움도 즐긴다.
향상된 피니시 능력, 허를 찌르는 침투능력과 최전방 공격수, 또는 섀도 스트라이커와 측면 공격수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상대 전술에 따라 활발한 전술의 변화를 꾀하는 나겔스만 감독 입맛에도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황희찬(11경기 1골)은 주전경쟁에서 밀려 꾸준한 출전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겨울이적시장 막판에 프리미어리그 팀으로의 임대 이적을 꾀했지만 “꼭 필요한 선수”라고 주장한 나겔스만 감독의 반대로 라이프치히에 잔류했다.
이후에도 황희찬은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눌려있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나겔스만 감독을 매료시킬 만한 결정적인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앞에 나타난 팀이 리버풀이다.
직전 경기(13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전)에 결장한 황희찬은 선발이든 교체든 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앙 수비라인이 헐거워진 리버풀을 상대로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 능력을 발휘한다면 강렬한 인상을 심을 수 있다. ‘때마침’ 6년 만에 리그 3연패를 당할 만큼, 현재의 리버풀은 좋지 않다. 이번 경기 활약으로 나겔스만 감독 눈에 들면 주말 리그 경기까지 이어지는 빠듯한 일정에서 중용될 수 있다.
행복하지 않은 라이프치히 생활에서 기분 좋은 추억의 리버풀을 만난 것이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축구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