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고령자 효능 논란 속 K백신 내년엔 출시 가능할까?
입력 2021.02.16 08:00
수정 2021.02.15 22:12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남아공 변이 막지 못하고 고령자 효능도 '의문'
SK바이오·제넥신 등 변이에 강한 백신 내년 상용화 목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국내 접종이 예정된 가운데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내년 중 출시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의 접종 개시가 임박했지만, 변이 바이러스 대응 능력과 고령자에 대한 효능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국내에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을 제외하면 1분기에 도입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이 전부다.
최근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의 연구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는 것으로는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증·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기 전 이미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화이자·모더나·얀센 등도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 한 상황이다.
더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고령자에 대한 효능 문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독일·프랑스·스웨덴 등은 65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이탈리아와 벨기에는 55세 미만에게만 접종이 허용됐다. 스위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승인 자체를 보류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당국은 고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문제는 접종 유효성과 관련한 임상정보를 3월 말에 추가로 확인한 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에 뒤처진 한국… "더 강력한 백신 내놓나"
백신 개발 속도 면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기업들은 변이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등 7개사의 제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합성항원 백신을,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 백신, 셀리드는 벡터백신을 개발 중이다.
특히 제넥신은 변이 바이러스를 타깃 물질에 포함한 DNA 백신 GX-19N을 만들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에도 변하지 않는 DNA 특징을 확보해 이를 활용하는 DNA 백신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제넥신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르면 3월부터 임상 2a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변이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해 연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가지 후보물질 중 최종 후보를 골라 연내 임상 3상을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인 NBP2001은 지난해 11월 5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후보물질 GBP510도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DNA 백신 후보물질 GLS-5310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인 GLS-5310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항원 성분을 추가해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임상 1·2상 단계여서 상용화까지는 1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속도는 늦더라도 개발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게 목표다.
코로나19가 사라지거나 종식되지 않고 계절독감처럼 유행병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백신 개발은 끝을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전 개발이 완료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효능이 뛰어난 백신을 국내 기업이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 K백신 상용화도 내년 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