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지금③] "민주당 X들 믿을 수 없어" vs "그래도 김영춘"
입력 2021.02.14 12:00
수정 2021.02.14 09:55
설 연휴 맞아 '부산 바닥 민심' 들어보니
국민의힘 후보 강세 속 부동층이 승부 가를 듯
"누가 누구인지 잘 몰라…투표 안할 것" 상당수
"민주당 뽑아줬더만 부산 경제 다 망쳐놓고, 오거돈이가 사고쳐서 국민 혈세 낭비해가면서 선거 치르는데 민주당 뽑아주고 싶겠나? 이번에는 민주당 꼬임에 안 넘어간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40년 넘게 채소 장사를 해온 박모 씨(74·남)는 13일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부산시장 보선에는 267억1,304만원(부산 유권자 약 296만명 기준)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부산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박모 씨는 민주당이 총력을 쏟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선 "신공항이 생기면 경제는 당연히 발전하겠지만 민주당 X들은 믿을 수가 없다"며 "변창흠이가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돼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나. 선거 끝나면 또 입 싹 닦고 모르는 척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기본적으로 타당성 조사나 기본계획성 수립, 이후 행정적 절차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부전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만난 김모 씨(33·여)는 "투표할 지 안 할지 잘 모르겠다. 만약 투표를 한다면 민주당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땐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에서 압승했지만, 이번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데다 문재인 정권 집권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인 탓에 민주당에 불리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각종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30%p 이상 차지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한 결과, 부산시장 후보 선호도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28.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김영춘 민주당 예비후보(18.3%), 3위는 이언주 국민의힘 예비후보(8.2%)였다. 이어 박민식 국민의힘 예비후보(3.5%), 변성완 민주당 예비후보(3.3%), 박성훈 국민의힘 예비후보(2.2%), 박인영 민주당 예비후보(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6.0%, '모름·무응답'은 13.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은 오 전 시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공석이 된 부산시장 자리를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를 빼곤 1995년 민선 지방선거 이후 단 한 번도 부산시장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국민의힘 역시 자존심 회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부산시장 보선은 내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만큼 부산 민심의 바로미터 성격이 강해 두 당 입장에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선거다. 데일리안은 4·7 부산시장 보선을 50여일 앞둔 설 연휴를 맞아 10일, 11일, 13일 부산 바닥 민심을 들어봤다.
부전시장에서 30년 동안 반찬 가게를 운영해 온 최모 씨(58·여)는 "문재인은 빨갱이다. 우리 국민이 아닌 북한만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 있는 원전은 없앨라 카고 북한에는 원전 지어준다는 말도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하는 젊은 사람들은 역사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공산주의 국가로 가는 건 시간 문제"라고 했다.
해운대구 우동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 씨(61·남)는 11일 "국민의힘 박형준 뽑을 것"이라며 "민주당 너무 싫다. 180석 가졌다고 힘으로 무조건 (야당을) 찍어 누르려고 하지 않나. 정치가 실종됐다. 또 환경부 전 장관(김은경) 구속된 거 봐라. 정권 바뀌면 감옥 갈사람 많을 것"이라고 했다.
남구 문현동에 거주하고 있는 회계사 이모 씨(41·남)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을 찍어왔다. 이번에도 민주당 김영춘을 찍을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정부·여당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했다.
동래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장모 씨(31·여)는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은 개인 일탈이지, 오롯이 민주당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김영춘한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모 씨(28·여)는 "솔직히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투표 안할 것 같다"고 했다.
10일 김해공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 씨(57·남)는 "작년 총선 땐 통합당(現 국민의힘) 후보한테 투표를 했는데, 이번에는 투표 안할 거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