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원전업계 고사 위기 몰고선…UAE 간 국회의장 "원전 건설 협력하자"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입력 2021.02.12 07:00
수정 2021.02.12 09:10

고바쉬 의장 만나 "원전 제3국 진출 희망"

바라카 원전 5·6·7호기 건설 협력도 강조

중동을 순방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0일(현지시간)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왕세제의 사저에서 면담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신, 사막 벼 재배 프로젝트 등 분야에 대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

11일 아랍에미리트(UAE) 국회의장을 만난 박병석 국회의장이 한국·UAE의 전통적 원전 협력 라인을 강조하며 원전 기술 제3국 진출을 기대했다. 탈(脫)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를 고사 직전으로 몰아넣고선 원전을 외교 전략으로 이용하는 건 문재인 정부가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박 의장은 이날 사끄르 고바쉬 사이드 알 마리(Saqr Ghobash Saeed Al Marri) UAE 연방평의회(FNC) 의장과 만나 "양국의 관계는 원자력발전소와 아크부대 존재라는 것으로서 상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전 건설은 양국이 공동으로 제3국 진출하는 것까지 빠른 시일 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박 의장의 이같은 '원전' 강조는 한국의 첫 해외 수출 원전인 UAE 바라카 1호기를 언급한 뒤 나왔다. 박 의장은 고바쉬 의장에게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 운전이 임박했고 2, 3, 4호기도 성공적으로 건설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건냈다.


중요한 점은 그 다음 대목이다. 박 의장은 이어 "앞으로 5, 6, 7호기도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원전 기술 협력을 통해) 제3국에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고바쉬 의장에게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박 의장의 이같은 미래지향적 '원전 협력' 강조는 사실상 현실성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가 사실상 고사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최초 원전 수출국이라는 상징성에 기대어 원전 협력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엑스포 유치라는 궁극적인 외교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한 것일뿐 애당초 원전 협력은 실효적 목표는 아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탈원전을 추진하기 전 한국수력원자력에 등록된 원전 부품업체만 296개, 종사자는 1만2000명이 넘었다. 한수원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까지 합하면 원전 제조업체는 2000여 곳, 여기에 딸린 전체 종사자 수는 4만 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를 무효화하는 등 탈원전 정책에 따른 행정조치로 원전기자재 공급망과 원자력산업 관련 양질의 생태계는 사실상 붕괴했다. 한국전력기술 및 한수원과 계약을 체결한 원전 주기기‧보조기기·예비품 부문업체 약 400곳의 산업 이탈도 가속화됐다.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생산기업이었던 두산중공업 역시 큰 타격을 받으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목표로 사업구조 재편을 꾀했다.


중국, 대만, 러시아 등에서 한국의 원전 고급 인력을 빼가려는 움직임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한국형 원전 개발 책임자 이병령 박사는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대만과 미국 등이 한국 원전 설계 인재를 데려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60년 동안 쌓은 원전 기술이 유출될 위기"라고 진단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기사 모아 보기 >
0
2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