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가 선거 유일한 이슈 되면 안돼…실무협상 빨리 해야"
입력 2021.01.28 09:51
수정 2021.01.28 10:08
"모든 것이 단일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선 안돼
3월에 단일화 하더라도 실무협상은 빠르게 해야
단일화를 위한 저의 진정성에 오해 없길 바란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단일화가 선거의 유일한 이슈가 되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단일화와 관련된 조속한 실무협상에 응해줄 것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후보 단일화는 시장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열쇠일 뿐만 아니라 단일화를 통한 선거 승리라야 선거 후 야권연합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염원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단일화만이 선거의 유일한 이슈가 되고, 모든 것이 단일화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선 안 된다"며 "잘못하면 정작 중요한, '왜 이번에 보궐선거를 하게 됐나' 하는 이유는 사라지고, 보궐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명제 역시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단일화는 중요하지만, 단일화가 이번 선거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단일화 경선을 3월에 하더라도 실무협상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주장처럼 3월에 시작한다고 해도, 1, 2월 내내 여론과 언론에선 이 주제를 계속 다룰 것이다. 야권의 핵심 화제에는 계속 올라오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국민들의 피로감과 식상함도 심해질 것"이라며 "공연 시작을 기다리다 지친 관객들이 다 돌아가고 나면, 뒤늦게 가왕 나훈아가 와도, 한참 뜨는 임영웅이 와도 흥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각자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을 추진하고 공약과 비전 경쟁을 하는 동안 따로 실무협상을 하는 투 트랙(two track)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우선 단일화 불발을 우려하는 야권 지지층을 안심시킬 수 있고 오히려 야권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마쳐놓으면 양당의 후보가 선출되는 대로 즉시 단일화 과정에 돌입할 수도 있으니 일석삼조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또 "경선 진행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는데 1, 2월을 그냥 보내며 굳이 3월에 부랴부랴 시간에 쫓기듯이 단일화 협상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이것이 어찌 저를 위한 것이겠나, 어떤 일이 있어도 문재인 정권의 정권 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일은 결코 없게 하겠다는, 단일화를 위한 저의 진정성에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단일화 실무협상이 시작되면 야당의 지도부와 후보들은 어떻게 하면 야권 후보가 본선에서 이길 것인가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실무협상에 모든 것을 맡겨두고 더 많은, 더 좋은 정책을 내놓고, 더 많이 민생현장을 다니며 국민이 아픈 곳은 어딘지, 시민이 힘든 점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찾아내 해결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대표는 "여당이 관권과 금권으로 민심을 왜곡하려 하겠지만 우리가 정책과 비전과 문제해결 능력으로 승부한다면 이번 선거를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씨름에서 샅바싸움에 집중한 선수는 설사 우승하더라도 천하장사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관중들은 그 선수가 이겼냐가 아니라 샅바싸움하느라 경기를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만약, 단일화가 국민들에게 지루한 샅바싸움으로 비추어진다면 단일화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매사에 신중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라며 "질 수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선거에서 진다면 야권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실무협상을 시작하자는 지난주의 제안에 대해서는 이제 충분히 설명드렸으니, 앞으로는 더 이상 이와 관련된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며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야권의 책임 있는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