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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女 도어락 열고 들어가다 도망친 20대男 "비번 우연히 맞아"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01.25 23:05
수정 2021.01.25 23:06

아래층에 사는 여성의 집 현관문에 설치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재판부는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씨(27)에게 지난 15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저녁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빌라 2층 B씨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고 들어가려 한 혐의를 받았다.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문을 연 A씨는 집안에 B씨가 있는 걸 보자마자 그대로 도망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우편물 함에서 꺼낸 가스요금 지로용지를 보며 올라가다가 층수를 헷갈려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평소처럼 문 비밀번호를 눌렀을 뿐인데 공교롭게 현관문이 열렸다는 것.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도어락 비밀번호는 같은 번호로 구성은 돼있지만 순서가 상이한 다른 번호"라며 "실제 비밀번호를 누를 때 손의 움직임(이동경로)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주장대로 이동경로가 완전 다른 비밀번호가 우연히 눌러져 현관문이 열려졌다는 것은 경험칙상 도저히 믿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이 틀리지 않고 한 번에 정확히 입력해 도어락이 열렸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계절과 시간상 건물의 구조, 창문의 위치 등에 비춰 계단과 복도가 어두운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며 센서등이 연속적으로 켜진 상태였을지 의문이 든다"며 "피고인이 도어락을 열 때 센서등이 꺼진 상태였고 어두웠다고 진술하다가 번복한 점 등을 볼 때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직후 경찰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음날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에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고 편지와 음료수를 가져다 둔 점과 이틀 후부터는 여행을 떠나 주거지를 이탈한 점으로 보아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선고를 내렸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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