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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프레임' 빠져든 국민의힘…김종인의 '선택'은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1.13 11:41
수정 2021.01.13 13:00

제1야당, '안철수 프레임'에 빠져들어 '허우적'

'3자 필승론'은 미봉책…金 다음 '카드'에 주목

'깜짝 카드' 안 나올 듯…결국 나경원·오세훈?

경선 흥행 주목하며 세부 지표 분석 들어갈 듯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연일 계속된 입당·합당·통합·단일화 논의에 제1야당 국민의힘이 '안철수 프레임'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입당은 무산됐다고 보여지는 현 시점에서도 '양자필승론' '3자필승론' 등 계속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한 축인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프레임'에 빠진 국민의힘을 건져내기 위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연일 안철수 대표를 화제의 중심에서 밀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에 바로 전날 새해 인사차 회동을 했으면서 "다시 만날 일 없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안 대표와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 사람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꼭 붙이고 있다.


혼란에 빠졌던 국민의힘 내부도 점차 '자강론'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3선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만 10명인데 자나깨나 안철수 타령이니 우리 후보가 잘 보일 리가 있겠느냐"며 "우리 후보만으로 이겨야 하고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게 제1야당에 걸맞는 처신이다. 안철수에 그만 매달리자"고 제안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도 전날 "이 (안철수 대표의 입당 등의) 문제로 더 이상 실랑이를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 발표를 통해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3자 필승론'도 꺼내들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이의는 없지만, 안 대표가 응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후보-국민의힘 후보-국민의당 후보로 치러지는 '3자 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자 다시 또 그 '3자 필승론'이 실제 속내인지, 허장성세인지를 두고 분분한 관측이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자 필승론'을 듣는 순간, 그 '3자'가 누구냐 하면 또다시 안철수 대표의 모습이 머릿속 한켠에 떠오를 수밖에 없다"며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할수록 코끼리가 떠오르는 곤란한 형국이 됐다"고 토로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종인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생각만은 확고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나마 김종인 위원장이 중심을 잘 잡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하마터면 우왕좌왕하다가 당을 그냥 밖에다 헌납할 뻔 했다"고 혀를 찼다.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프레임'에 반쯤 잠겨든 국민의힘을 건져내기 위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까. 철저한 '현실적 정치인'인 김 위원장은 현재 주어진 '카드'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지난해 6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지 한 달만에 박원순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김 위원장이 '깜짝 카드'를 내세워 직접 후보를 만들고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 위원장 역시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여의치 않자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달 청년의힘 창당대회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70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이재웅 전 쏘카 대표이사,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 영입설에도 손사래를 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지난해 11월에는 나왔어야 했다"며 "전국민이 이름만 듣고 다 알 정도의 인지도가 아니고서는 지금 등장시켜서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오세훈 전 시장도 사실상 출마를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양자 사이의 여론 추이를 살펴보며 '저울질'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오세훈 전 시장과 비공개로 회동했을 때까지만 해도 오 전 시장에게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양자 사이의 '훈풍'은 지난 7일 오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선언'을 하면서 끝장났다.


오 전 시장이 안 대표를 무대 위에서 밀어내려는 김 위원장의 구상과 전혀 배치되는 스텝을 밟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 경쟁을 활성화해 안 대표를 시선 밖으로 밀어내려고 했는데, 오 전 시장은 국민의힘 다른 주자들을 밀어내고 자신과 안 대표 1대1 구도를 만들려는 구상을 택했다"며 "두 사람의 계산이 달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줄 아느냐"며 "세부적으로 다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선택'은 주요 주자들이 모두 공식 출마선언을 마친 뒤 펼쳐질 경선 분위기와 각종 지표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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