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에 가족들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숨진 동생
입력 2021.01.10 08:55
수정 2021.01.10 08:07
유족 "동생 고생 끝에 돈 모아 개업 앞뒀는데"
음주 뺑소니에 허망하게 숨진 동생
"가해자는 병원서 편히 누워지내" 구속수사 촉구
"윤창호법 실효성 없어" 엄벌 요구
새해 첫날 음주 뺑소니 도주 차량에 숨진 A씨(27)의 가족이 음주 운전자의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자의 강력한 처벌을 구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10일 오전 8시 5분 기준 현재 3만9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10시 5분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사거리에서 음주사고를 내고 달아나던 B(28)씨가 중앙선을 침범해 A씨의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후속 차량과 충돌하는 연쇄 사고로 숨졌다.
청원인은 "모두가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는 날, 제 동생은 가족들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며 "꿈 많던 청춘이 너무나도 허망하게 가버렸다. 음주운전이 한 사람 아니 한 가정을 죽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을 하기 위해 가게 계약 후 인수를 앞두고 인테리어 구상에 하루하루 들떠서 오픈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동생이었다. 가게 이름도 정했고 손님들을 위한 선물도 준비해뒀다"라고 했다.
청원인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생명이 위독하지도 않은데 아니 위독하다고 해도 구속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제 동생은 그날 그 순간으로 끝이 나버렸는데, 가해자는 왜 아직 병원에서 편히 누워 지내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청원인은 윤창호법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그는 "짧으면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하지만 무기징역까지 확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그마저도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 초범이었다는 이유, 진심인 척하는 반성문 몇 장으로 감형되는 현실이다"고 했다.
이어 "술 마시면 운전대를 잡을 생각조차 들지 않게 더 강력하게 바뀌어야 한다"며 "절대 그 어떤 이유로도 감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 동생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났는데 고작 몇 년 살다 나와 자신이 한 짓을 잊어가며 웃으면서 살아가는 현실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