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 홀로 남겨진 22개월 동생 구하러 불길 뛰어든 7살 오빠
입력 2020.12.29 21:58
수정 2020.12.29 22:05

미국에서 7살 소년이 불이 난 집 침실에 홀로 남겨진 생후 22개월 여동생을 구조했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8일 저녁 미국 테네시주의 뉴테이즈웰에 사는 니콜과 크리슨 데이비슨 부부의 집에 갑작스런 화재가 났다.
이들이 잠에서 깨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집에 불이 크게 번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방에서 홀로 자는 22개월 된 딸 에린 데이비슨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데이비슨 부부는 거실에 붙은 불길이 침실 입구 주변으로 번진 탓에 막내딸의 침실로 들어가지 못했다. 아빠 크리스는 소화기를 잡고 불을 진화하려 시도했다.

엄마 니콜은 가까운 방에 있던 아들 엘리야(2)와 엘리(7)를 먼저 챙겼다. 하지만 몇 분 만에 불길은 걷잡을 수 없게 됐고, 이들 부부는 22개월 된 막내딸을 구출하지 못하고 침실에 둔 채로 나오고 말았다.
크리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연기와 불길이 너무 짙어 딸에게 다가갈 방법이 없었다"라고 했다. 니콜은 "딸을 구할 수 없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집 밖으로 나온 부부는 막내딸 방 안까지 불길이 번지지 않은 것을 보고 창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창문 높이가 높아 올라갈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이때 몸집이 작은 엘리가 나섰다. 부부는 엘리를 어깨에 태워 높이 올려 막내딸 방으로 들여보냈다. 엘리는 방 안에서 여동생을 품에 안아 아빠에게 줬다. 엘리도 무사히 창문 밖으로 나왔다.

약 20분 뒤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했고 집은 완전히 불길에 휩싸였다. 뉴테이즈웰 소방서장은 CNN에 "그들의 집은 전부 불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엘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무서웠지만 에린이 죽는 건 정말 싫었다"고 했다. 크리스는 "엘리는 어른이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그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엘리와 엘리야를 포함해 막내 에린 모두 입양해 가족이 됐다. 데이비슨 가족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화재로 집이 전소되면서 현재 가까운 친척 집에 머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