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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통한 압박 택했다'…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결심

정도원 최현욱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12.19 22:41
수정 2020.12.20 11:10

김종인 압박…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 몰아

'정진석 공관위 체제' 깊은 고심에 들어갈 듯

유승민·오세훈 등 출마 가능성에는 '노란 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민심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압박을 통해 야권발 정계개편과 범야권 단일후보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안 대표는 출마선언에서 대권 도전에 집중하려 했지만 많은 국민들로부터 문재인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점, 또 2011년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당사자로서 결자해지의 책임감 등을 출마 결단의 배경으로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핵심 당직자들에게 "문재인정권 3년반, 나라도 절체절명, 민생도 절체절명, 야권도 절체절명인 상황"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고 나라와 야권 전체에 혁신과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대표의 출마 결단은 민심의 지지를 바탕으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압박해 야권발 정계개편을 촉발하거나 범야권 단일후보의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그간 안 대표는 국민의힘 여러 의원들과 두루 접촉해왔다. '김종인 체제'를 향한 여러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안 대표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무시해왔다. "국민의힘 말고 야권이 또 있느냐"며 국민의당을 시선 밖으로 위치시키고, 안 대표와 만나볼 것을 권유하는 지도부 및 중진의원들의 요청도 일축했다.


그간 안 대표는 김 위원장과 '톱다운'으로, 또는 중진의원들을 통한 국민의힘 내의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야권 내에서의 상황 변화를 꾀해왔으나,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됨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결단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읽힌다.


안철수 대표의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은 정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위원장 체제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 등 다른 범야권 대권주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가 따로 출마한다면 패배는 명약관화한 구도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라는 강수를 둠에 따라 김 위원장도 어떻게든 대응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일단 "여러 출마자 중 한 명"이라며 짐짓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향후 실시될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안철수 대표의 출마라는 복병을 만나 '경선 룰' 등을 다시 한 번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내년 4·7 재보선 이전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하는 야권발 정계개편이 촉발되거나, 아니면 당의 경계를 넘어선 범야권 단일후보 선출 경선 등의 '빅 이벤트'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간 '대권주자'로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차출설' 등이 거론됐던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은 안철수 대표의 '선점'으로 일단 보궐선거와는 거리가 다소 벌어지게 됐다. 만약 조금이라도 출마의 여지가 있었다면, 타이밍을 빼앗겼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심을 통한 방법보다는 민심을 바탕으로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라 보인다"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으로까지 가기에는 조건이 맞지 않는 측면이 좀 있다"며 "옛날 박원순 (전 시장)처럼 제3지대 후보로 떠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서 야권 후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측면에 무게를 실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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