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지지율 40%' 깨지자 나타난 文과 민주당의 변침
입력 2020.12.06 14:13
수정 2020.12.14 22:49
윤석열 징계 사태로 콘크리트 지지율 균열
핵심 지지층과 중도층 양측에서 모두 외면
文, 부랴부랴 입장내고, 추미애에 떠넘기기
민주당도 언급 자제하고 공수처 출범 집중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졌던 문재인 대통령 40%와 민주당 30%의 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간 지지율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겉으로 내색하지 않던 민주당 내에서도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직무배제로 표면화된 '찍어내기'가 역풍을 맞았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37.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28.9%로 떨어져 국민의힘(31.2%)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에서의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은 180석을 가지고도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공수처 문제를 빨리 해결 못하고 지지부진한 것이냐고 질책하고 있고, 중도층에서는 가뜩이나 코로나로 힘든데 갈등의 장기화로 피로감을 호소하시는 것 같다"며 "상황을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심각함을 인지했는지 청와대가 먼저 움직였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징계위원회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23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발표부터 법원의 직무복귀 결정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가, 40%대 지지율이 무너지고 나서야 입을 뗀 셈이다.
'재량권'이 없다는 이유로 앞으로 나올 윤 총장 징계결과와 철저히 선도 그었다. 검사징계법상 재가는 대통령이 하게 돼 있지만 징계위 의결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청와대 일각에서 제기된 '윤석열 제거작전' 의혹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 가이드 라인은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모든 책임은 윤 총장 징계를 청구한 추 장관에게 떠넘기는 형국이다.
4일에는 개각을 통해 집값 폭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 대해 "성인지 학습기회"라고 발언에 물의를 일으킨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역시 교체대상에 포함됐다. 청와대는 질책성 교체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정무적' 판단에 의한 개각으로 보고 있다. 이번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공수처 등 현안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추 장관을 교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윤 총장이나 검찰의 집단성명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등 자제하는 기류로 돌아섰다. 지난 2일까지 윤 총장의 사진사퇴를 촉구하며, 심지어 검사들을 향해 "어느 공무원이 이렇게 겁 없이 집단행동을 하느냐"고 질타했던 것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지난 당초 4일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처리를 강행하려던 공수처법 개정안도 연기하는 등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총장 징계 문제는 징계위로 넘어간 사안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어떻게 할 수 있은 아니지 않느냐"며 "민주당은 입법기관이라는 국회의 직분에 맞게 공수처법 개정안과 민생입법 처리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