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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금융지원에 中企 대출 눈덩이…대기업의 13배 폭증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0.12.03 06:00
수정 2020.12.02 15:37

5대 은행 11월 중기 대출 496조…3월 대비 9%↑

대기업은 0.6% 증가에 그쳐…“부실 폭탄” 우려도

코로나19 여파로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규모가 매월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대기업 대출액의 13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파에 더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매출 감소로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이 더해지면서 폭발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96조5188억원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3월(455조4912억원) 대비 9.0% 급증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추이를 살펴보면 2월, 6월, 7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4조원씩 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전월보다 8조4379억원이나 급증하며 올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후 6월 2조9389억원, 7월 3조2099억원으로 증가세가 꺾이는 듯 했으나 10월 6조2733억원까지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올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3월 82조7022억원이었던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83조2570억원으로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중소기업 대출이 대기업 대출의 약 13.5배 늘어난 셈이다.


대기업 대출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대기업에 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감을 느낀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도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를 이끈 요인 중 하나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자영업자에게 유동자금을 공급해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을 구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독려했다.


금융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부터 이달 지난달 20일까지 금융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을 위해 집행한 금융지원 규모는 총 250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규모는 총 198조3000억원이다. 신규 대출이 88조1000억원, 만기 연장이 110조2000억원, 나머지 52조7000억원은 보증 지원이다. 정책금융기관에서 신규 보증 19조7000억원, 보증 만기 연장 33조원의 지원이 이뤄졌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대출 만기 연장, 빚 상환 유예 등의 조치가 끝나면 잠재 부실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의 ‘2020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매출 충격이 연내 계속된다고 가정할 때 올해 한계기업은 5033곳으로, 전체 기업의 21.4%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한계기업의 대출액도 2019년 말 115조5000억원에서 올해 말 175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이후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 자체적으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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