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저들이 거짓말 하는 이유? 뭔 소릴 해도 믿어주는 40%의 지지층"
입력 2020.11.27 11:05
수정 2020.11.27 11:06
"자기들도 자기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 것 잘 알아
40% 속 코어층, 정권 유지에 이해관계…논리 소용 없어
윤석열이 '판사 사찰'? 관련 문건 공개하니 바로 들통나
한동훈 때와 같은 수법…공작정치 그럴 듯하게나 하던지"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는 27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판사 사찰'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상 초유의 직무정지 징계를 내린 추미애 법무장관과 정부여당의 움직임을 '프레임 장난'으로 규정하며 "저들이 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데에는 뭔 소리를 해도 믿어주는 충실한 40%의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단 자기들도 자기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정홍원을 향한 추미애의 일갈, '무섭다'고 했던 문재인의 소감,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알겠다'던 조국의 발언, '석열형 버티세요'라고 했던 박범계의 응원, 본인들이라고 모르겠나 다 알면서 저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말이 안 통하면 유물론의 문제라고 보면 되는 것으로, 40%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오직 선동과 세뇌, 혹은 디지털 시대의 혼합현실의 문화로만 설명할 수가 없다"며 "적어도 그 40%의 속의 코어층은 정권의 유지에 끈끈한 물질적 이해관계가 있다. 이익 앞에서 논리가 소용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이 '판사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자 윤 총장이 직접 관련 문건을 공개하며 반박한 것을 두고 진 전 교수는 "(정부여당이) 한동훈 전 검사장을 잡으려 했을 때랑 똑같은 수법"이라며 "그때도 녹취록은 공개 안 하고 그 안에 유시민을 잡으려 한 공모의 증거가 들어 있다고 거짓말을 했었다. 그때 한 전 검사장이 바로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저들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을 했는지 드러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검찰국장이 9개월 전 문건을들고 나왔지요? 이분이 그 문건을 받아들고 9개월을 고민한 끝에 '분노'하기로 결단을 내렸고 그 안에 대단한 게 든 양 거짓말을 하며 정작 문건은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총장이 그냥 까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법이 동일하다. 한 전 검사장을 잡을 때는 '검언유착'의 프레임을 깔았던 것처럼 윤석열을 잡기 위해 '판사사찰'의 프레임을 깐 것이다. 공작 정치를 하려면 그럴 듯하게 하던지, 문건을 공개하면 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는지. 이번에도 MBC가 바람잡는다"고 꼬집었다.
"뭔소리를 해도 믿어주는 충실한 지지층에게 대안사실 제공
선거개입, 라임·옵티머스 수사 막기 위해 윤석열 주저앉히려
여기에 'VIP'까지 관련돼 있으니 이들이 목숨 걸고 덤비는 것
프레임 씌워 정적 내치는 것, 전체주의자들의 제거 수법"
진 전 교수는 "이들이 문건을 공개하면 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40%의 지지층으로, 뭔 소리를 해도 믿어주는 충실한 지지층에게 대안사실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울산시장 선거개입,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 월성1호기 사건 등 청와대 인사들과 관련된 사건의 수사를 막으려면 윤석열을 주저 앉혀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다. 특히 선거개입과 월성1호기 사건의 경우에는 VIP까지 관련되어 있으니 목숨 걸고 덤비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윤총장을 내치기로 결론내리자 청와대는 침묵하고, 총리와 당대표가 바람을 잡는다. 이런 결정은 추미애 같은 천둥벌거숭이가 내릴 수 있는 게 아닌 것"이라며 "친문도 아닌 비주류가 그 동네에서 출세하려면 대통령 대신 손에 피를 묻히는 궂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거저거 다 뒤져 허위로 죄목을 작성하고, 당정청이 군사작전 하듯 일사불란하게 프레임을 만들고, 어용언론과 극정 지지층들이 여론몰이를 하며 모스크바 재판을 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그 '내용'이 온갖 허위로 가득차 있더라도 상관 없다. 대통령이 그를 해임하는 데에 필요한 명목상의 '형식'만 마련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대통령이 '직권남용'에 걸리지 않도록 형식적 절차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 벌이는 조작극이라고 보면 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낯섦'은 민주당을 이끄는 586 꼰대들의 시대착오적인 인민민주주의 습속에서 비롯된 것이라 본다. 국가가 총학생회도 아닌데 무슨 국가운영을 전대협 운영하듯 하는지 당정청이 구국의 강철대오"라며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 생 사람 잡는 것은 전체주의자들이 정적을 제거할 때 쓰는 수법이다. 히틀러도 그랬고, 스탈린도 그랬고, 김일성도 박헌영 제거할 때도 같은 수법을 썼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어느 사회나 권력에 붙은 검사나 판사는 있다. 그들이 권력에 주구가 되는 순간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정적을 제거하는 흉기로 돌변하므로, 우리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 검찰 내에도 더러 출세에 눈이 멀어 영혼을 팔아먹은 '토착애구'들이 있고, 법원에도 권력의 요구에 영장을 덥썩덥썩 내주는 판사들이 있다. 국민이 넘겨준 권한을 제 사욕에 사용하는 출세주의자들은 어느 사회에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