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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쉽지 않다"던 문대통령, 日에 적극 구애 시동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11.24 04:00 수정 2020.11.23 21:09

박지원 '특사' 방일 이어 '일본통'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

강제징용 등 인한 관계 개선 어려움에 정치인 기용 해석

문재인 대통령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 모니터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주일대사에 '일본통'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문 대통령의 최근 일련의 행보는 한일관계가 '강제 징용' 문제에 발 묶여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가 내각과의 접점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주일대사에 강 전 의원을 내정했다. 강 전 의원은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제주에서 지냈고, 한일의원연맹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문 대통령이 주일대사에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출신을 기용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 정부에서 정치인 출신 주일대사는 강 전 의원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부임한 남관표 현 주일대사는 외교부 출신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고위급간 물밑 교류로 한일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역대 대통령들도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한 시기에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대사를 기용해왔다. 박정희 대통령 당시 이후락 대사, 김대중 대통령 당시 조세형 대사, 이명박 대통령 당시 권철현 대사 등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시의 이병기 대사는 정치인이지만, 외교관 출신이다.


강 대변인은 "일본 스가 내각 출범을 맞아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일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강 전 의원은 일본 자민당의 실세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달 초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면담을 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양국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고, 매년 개최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조차도 올해 무산 위기에 처해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외교안보 분야 원로·특별보좌관 오찬 간담회에서 한일관계 개선과 관련해 "현재 상황에선 쉽지 않다"는 취지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스가 내각 출범 이후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스가 총리와 첫 전화통화를 통해 "한일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박 원장을 일본에 보내, 스가 총리에게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를 전달했다. 특히 박 원장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잇는 '문재인·스가 선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14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스가 총리를 콕 집어 인사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다자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정상 등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들을 부르며 예우하는 경우는 있지만, 특정 국가 정상을 대상으로만 인사하는 건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다"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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