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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설마 했는데 또"...연말 대목 실종 우려에 ‘초비상’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11.23 13:48
수정 2020.11.23 13:48

9시 이후 식당은 포장‧배달만 허용, 객단가 높은 저녁 주류 판매 제한

정부 대출 지원 등 가용한 수단 모두 사용…코로나발 도미노 폐업 우려도

24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다. 수도권 지역 내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제과·제빵점 매장 안에서는 음료와 음식 섭취가 제한되며 포장, 배달만 가능해진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오는 24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다는 소식에 외식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가장 활발한 시기를 한 달 앞둔 상황이라 불안감은 더 큰 상황이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경우 정부 대출금 지원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한 상태라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는 하소연마저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면 일반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커피 프랜차이즈는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클럽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콜라텍,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에 대해서는 사실상 영업이 금지되는 집합금지 조치가 실시된다. 100인 이상의 모임·행사가 금지돼,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등에도 적용된다.


또 정부는 외식 등 소비쿠폰 사업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국가적인 비상상황임을 감안해 격상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폐업위기에 몰린 만큼 생존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달 초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이어지는 성수기 특수도 누리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져 불안감은 더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전 유통업종 중 유독 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감염 우려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 채널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지만 식당처럼 영업을 제한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이 제한되는 일반 식당의 경우 저녁 주류 판매가 사실상 금지된다. 송년회 등 연말 회식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실질적인 피해 정도는 다른 시기에 비해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1년 내내 코로나 사태로 장사를 제대로 못했는데 연말 대목까지 놓치게 생겼다”며 “상황이 심각해서 설마 했는데 결국 또 이렇게 됐다.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이 장사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 같다”고 토로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9개월이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한 식당 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뉴시스

외식업계의 경우 코로나19로 매출 감소 등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들도 사업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을 연중 실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규모가 영세한 자영업자들이다. 이미 정부 지원 대출 등을 모두 다 사용한 상황이라 더 이상 버틸만한 체력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시중 은행,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66조원으로 한 달 새 3조원 넘게 증가했다. 그나마 시중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것은 그나마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서모씨는 “5월에 정부 대출을 받아 그 돈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현재로서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안 된다고 한다”며 “한 명 있던 직원도 줄이고 혼자 일하는 데도 인건비도 안 나온다. 가게를 접고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개인 자영업자들도 가게 문을 열 때 대출을 받는다”면서 “그렇다 보니 신용도도 낮고 시중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출의 경우 대부분 소진한 상황”이라며 “장사까지 못하게 되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 폐업을 하려고 해도 비용이 필요한데 이 마저도 없는 자영업자들이 부지기수”라고 우려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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