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상에 위기감?…여권 내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 한계론
입력 2020.11.21 00:10
수정 2020.11.21 04:30
당내 이낙연·이재명 양자구도 한계론 고개
윤석열과 양자대결 결과로 위기감 인식
양정철 등장, 당내 대선구도 새판짜기 전망
일각선 김경수 대체자로 유시민 주목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등장에 정치권의 관심이 비상하다. 양 전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선거전략통이라는 점에서 차기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야인 신분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유력인사를 두루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 전 원장이 새로운 후보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내 대선판도는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양강구도가 6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두 사람의 지지율이 20%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있고, 다른 주자들은 존재감 조차 희미하다는 점이다. 수치를 떠나 후보의 다양성면에서는 야권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친문으로 통하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안정감, 이재명 지사의 저돌성, 김경수 지사의 참신함, 또 개혁성을 갖춘 다른 후보 등 각기 장점을 가진 다양한 후보들을 가지고 있어야 국민들의 시선을 민주당에 잡아둘 수 있다"며 "김 지사가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민주당 내 선택지가 더 줄어든 형국인데, 다양한 후보들을 발굴해 국민 앞에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윈지코리아컨설팅에서 실시한 가상양자대결 결과가 공개되며 새로운 후보발굴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전언이다. 해당 조사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주자로 상정했을 때 이 대표와 이 지사 모두 승기를 잡기 못하고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이 대표와 맞붙었을 때는 윤 총장이 소폭 우위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나 이 지사의 지지율을 합쳐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인데, 지지층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양자대결 여론조사만 보면, 이 대표나 이 지사가 아닌 민주당 내 다른 사람을 올려도 비슷한 결과가 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상태로는 정권재창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양 전 원장의 움직임에 맞춰 여권 내 대선판도를 흔들 인사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주목한다.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로 복귀한 유 이사장은 책 비평이라는 소재를 통해 정치담론을 풀어내고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가지고 정부의 광복절 집회 금지조치를 옹호한 그는 20일에는 고(故) 최인훈 작가의 소설 '광장'을 가지고 나왔다.
물론 유 이사장은 수차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 다수의 진단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시사저널TV>에서 "유 이사장 본인은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민주당은 유 이사장을 밀어보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긍정적 이미지의 스피커가 필요한 때이고, 유 이사장이 적당한 인물"이라고 했다.
다만 양 전 원장이 특정인물을 차기 대선주자로 점찍어 두고 움직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양 전 원장이 민주당 내 주요 인사들을 먼저 만나 인사를 한 것은 자칫 불러올 수 있는 오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며 "이해찬 전 대표나 양 전 원장 모두 정권재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지 특정인을 대선후보로 밀겠다는 차원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