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닥터] 간 딱딱해지는 간경변증, 정기검진이 최고의 예방법
입력 2020.11.22 05:00
수정 2020.11.20 15:51
뚜렷하지 않은 초기 증상… 조기 발견 어려워
수술해도 재발률 높아 주기적인 추적 관찰 필요
40대 이상 만성 간 질환 환자, 6개월마다 검사받아야
간은 ‘인체의 화학 공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영양소의 저장 및 대사, 지방의 소화, 인체 내 필요 물질의 합성, 해독 및 살균 작용 등 체내의 다양하고 복잡한 물질대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간암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피로,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의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다가 간암이 점차 진행되면서 복부 통증, 위장관 출혈, 황달, 복수 등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간암은 조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동반된 간경변의 합병증 등으로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간경변증(간의 섬유화로 인해 간 조직이 경화·축소되는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며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에서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간암 환자의 80~90% 가량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중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그 자체로도 알코올성 간경변증과 간암의 발생을 유발하고 비만과 흡연 역시 간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간암의 치료는 암의 크기와 개수, 혈관침범 및 원격 전이뿐만 아니라 기저 간경변 등에 따른 간의 잔존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먼저 종양의 절제가 가능하면서 간경변증이 없거나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간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 일부분을 절개해도 다시 자라난다.
암 부위가 넓으면 개복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암세포가 작거나 치료하기 편한 부위라면 복강경수술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간절제술은 암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주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고주파를 발생시킨 열로 종양의 조직을 괴사시키는 ‘고주파열치료’, 종양이 있는 부위에 알코올을 주사해 암세포를 죽이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간암에 대한 이상적인 수술법은 ‘간이식’이다.
간 이식은 건강한 정상인의 간 일부를 떼어 내서 간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다른 곳에 전이가 되지 않은 초기 간암 환자에게 간 이식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
하지만 수술 후 감염, 출혈, 거부 반응, 간동맥 혈전증 등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암이 비교적 많이 진행되거나 종양의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시행할 수 있다. 종양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동맥을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넣어 막는 치료법이다.
이는 정상적인 간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종양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발이 흔하므로 주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만성 간 질환을 차단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금주·금연과 함께 비타민과 무기질은 충분히 섭취하고 단백질과 지방은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간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음식 또는 건강 보조제는 경우에 따라서 오히려 간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김지훈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는 “각종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및 흡연, 서구화된 식습관은 간암의 발생을 유발하므로 40세 이상의 만성 간 질환 환자 또는 기타 간병변 등 간암 발생 고위험군은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아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