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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부동산 정책' 될라…당정 최고금리 인하 추진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11.15 22:00
수정 2020.11.15 21:25

16일 당정회의서 하향 조정…법정 최고금리 20%선까지

금융당국 "급격히는 어렵다"했지만 정권 입김에 속수무책

정부여당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연 24%에서 3~4%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임기 내 최고금리를 연 20%로 인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하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 폭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여권 내에서 사전 논의를 거쳐 최고금리 수준을 20~21%대로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융권에선 이번 논의가 시장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 논의는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금융위원회에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의 시장 영향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앞서 대권행보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8월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춰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냈고, 김남국·문진석 의원 등은 실제 최고금리를 연 10%로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하기는 어렵다"고 제동을 걸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처럼' 저신용자 대출대란 겪을 수도


문제는 급격한 최고금리 인하로 금융기관이 대출창구를 좁히면서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불법·사금융시장으로 내몰리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법정 최고금리는 2002년 연 66%로 처음으로 규정된 이래 현재 24%까지 꾸준히 떨어져왔다. 2014년(34.9%)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에는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부작용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베이비 스텝' 기조였지만,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여권에선 취약계층의 부채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최고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대출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벌써부터 금융권에선 '제2의 부동산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정최고금리를 급격하게 낮추면 중·저신용 대출자들의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들이 이들에게 더 이상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구조가 된다"며 "결국 높은 금리로라도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불법사금융으로 밀어넣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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