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가능성…주가는 '희비' 왜
입력 2020.11.15 06:00
수정 2020.11.15 11:25
아시아나 부채비율 부담 가중에 대한항공 주가는 내리막길
증권가 "두 항공사 합병시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긍정적 평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양사의 주가는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합병하게 되면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할 것이라며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양사 합병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제기될 수 있어 향후 두 대표 항공주의 주가 흐름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한항공은 전장대비 650원(2.64%) 하락한 2만3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전장대비 310원(7.79%) 상승한 4290원에 거래가 종료됐지만 장중 25% 이상 급등하는 등 대한항공의 피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에 의한 인수합병 절차가 무산되면서 주가부진이 이어지던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의 주도하에 빅딜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달 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부각됐다.
이번 인수합병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한진칼에 자금 지원을 토대로 인수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아야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29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 항공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한진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역시 전장대비 8.25% 하락세를 보였다.
이같은 인수설이 전해지자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는 반발하는 성명서를 냈다.
KCGI측은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재무적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과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들의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한진칼은 기발행된 신주인수권의 행사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빅딜 움직임이 초대형 항공그룹의 탄생을 토대로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공급 감소로 중장기 경쟁강도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주가의 핵심 요인은 여객 운임이라고 판단되는데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 주가상승의 핵심 원인은 프리미엄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세"라며 "국내 항공사의 운영 기재 축소로 전체 공급은 2017년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