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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성범죄 연예인들의 복귀가 불러올 파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11.14 00:02
수정 2020.11.14 00:03

'전자발찌 벗은' 고영욱, SNS 소통 선언

ⓒ고영욱 인스타그램

연예계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성범죄 관련 이슈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나아가서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연예인의 일탈이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하는 등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성범죄 전력이 있는 연예인에 대한 출연 정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강지환은 여성 스태프를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취업 제한 3년 명령도 원심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강지환은 사실상 연예계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지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정준영은 2015년 말 연예인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집단 성폭행 및 불법 촬영·유포 혐의로 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해 지난 9월 각각 징역 5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밖에도 승리는 현재 성매매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엄태웅은 성매매 혐의로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가수 이수는 성매매 혐의와 관련해 성구매자 재범 방지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법의 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성추문에 휩싸인 연예인은 셀 수 없이 많다.


성범죄에 관련된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경우는 대부분 복귀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약, 도박, 음주운전, 성범죄 ,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연예인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달 리얼미터 조사결과 이 법안에 찬성은 78.3%, 반대는 17.2%였다. 이는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방송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중의 거부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지표가 됐다.


그럼에도 연예인들은 꾸준히 복귀 기회를 노린다. 실제로 ‘또경영’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다작을 하는 배우 이경영은 2002년에 원조교제 혐의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았고,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00년 9월 16세 소녀에게 돈을 주고 차 안에서 성관계를 갖는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배우 송영창도 ‘도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해빙’ ‘정직한 후보’ 등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범죄를 저지른 후 자숙 기간을 거치고 복귀했고, 한때 방송 출연 정지라는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방송보다 복귀가 쉽고 편한 유튜브나 개인 SNS를 통해 재기를 노리는 연예인들을 볼 수 있다. 일종의 우회경로인 셈이다. 더구나 ‘전자발찌 1호 연예인’으로 불리는 고영욱까지 은근슬쩍 복귀를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복역했다. 대법원은 징역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고, 지난 2018년 7월 기간이 만료됐다.


물론 누구도 고영욱이 개인 SNS 활동이나, 유튜브 활동을 한다고 해도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의 복귀가 자칫 성범죄 연예인들의 복귀를 부추기고, 응원하는 꼴이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복귀 통로가 되고 있어 여러 차례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유튜브는 방송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사회적 영향력이 생겼음에도 별다른 규제가 없다. 불균형한 미디어 생태계가 조성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유튜브에 대해서도 방송국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유튜브의 인식 변화부터 이뤄져야 한다. 개인의 채널을 개설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 ‘존중’의 차원에서 막을 수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가 아닌, 사회의 건전한 질서를 위해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때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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