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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이 시대 모든 노동자 '태일이'를 위하여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1.09 12:45
수정 2020.11.09 12:47

ⓒ명필름

전태일 열사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가 50년 전 노동자의 현실적인 아픔과 고충을 그리며 지금의 현실을 이야기 한다.


9일 오전 애니메이션 '태일이' 제작보고회가 진행, 명필름 이은, 심재명 대표,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 홍준표 감독, 배우 장동윤, 염혜란, 권해효가 참석했다.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영화로, 전태일 50주기를 앞두고 명필름과 전태일 재단이 준비하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다.


홍준표 감독은 "처음 해야한다고 생각했을 때 그 당시 근로기준법과 현재를 비교했다. 현재 노동자의 시각으로 당시 이야기를 재해석해보고 싶었다.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큰 틀은 다르지 않았다"고 '태일이'의 연출 방향을 전했다.


이어 "친구같은 태일이의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고 60~70년대 종로 일대를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만들고 싶었다. 태일이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다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며 관객들이 그 세계 안에 들어가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홍 감독은 "자료를 다 찾아가며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박물관, 청계천, 자료관을 돌아다니며 그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영화를 확인하시면 그 시대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심을 담아 작업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동윤은 '태일이'에서 청년 태일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다. 장동윤은 "전태일 열사를 떠올리면 흔히 생각하는 국한된 이미지가 있다. 저는 '태일이'가 인간 전태일로서의 삶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조명해 좋았다"며 "전태일 열사 평전도 읽었는데 글도 잘 쓰시더라.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떤 아픔 속에서 살아왔는지가 잘 느껴졌다. 이런 부분을 목소리 연기할 때 염두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전태일 열사 고향이 대구더라. 저도 대구 출신이다. 사투리 억양과 정서가 낯설지 않아 많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 역을 맡은 염혜란은 "제의를 처음 받고 기뻤지만 실존인물이고 부담스러웠다. 장동윤과 호흡을 맞추며 따뜻하고 강단있는 인물이란게 느껴졌다. 그래서 연기하기 편했다"고 장동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권해효는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에 이어 '태일이'로 두 번째 더빙에 나선다. 권해효는 평화시장 한미사 사장 역으로 분해 악역을 연기한다. 권해효는 "보통의 배우들이 자신의 성향과 다른 역을 할 때 흥미를 느낄 때가 있다. 제 역할이기 전에 전태일을 둘러쌌던 환경, 그를 울렸던 동료, 착취했던 사회적 구조를 영화 속에서 관객이 만나는게 중요했다. 저는 그 안에 구성원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은 대표는 '태일이'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이 성공한 덕분에 기획할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온 가족이 함께 봐야할 이야기가 뭘까 고민하다 전태일의 삶이야 말로 우리시대 조금 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할 것 같아 용기를 냈다"며 "생각보다 더 사회가 각박해지고 영화가 첨예하게 산업화 되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영화 제작 과정을 전했다.


이 대표는 "온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방법이 필요했다. 전태일 재단을 찾아가 함께 만드길 제안했고, 이후에 '블랙머니'를 제작한 양규환 대표 등 166인의 사회각계 인사들이 '태일이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소액투자를 해줬다. 또 온라인에서 '태일이의 동지들'을 모아 전태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태일이'를 알려왔다"며 "'마당을 나온 암탉' 이상의 작품에 대한 평가와 수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심재명 대표는 '태일이'를 "운명같은 작품"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바 있다. 심 대표는 "'카트'란 작품으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만든 적이 있다. 전태일의 삶은 명필름 시작 할 때부터 꿈꿔왔던 이야기"라며 "현재 우리나라 노동 현실이 변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 하고 노동자의 계층은 심화되고 있다. 비정규직, 외주노동자, 프리랜서 등 노동 현실의 사각지대 있는 분들의 위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태일이'를 톻해 공감을 주고 더불어 사는 삶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면 제작자로서 보림을 느낄 것 같다"고 '태일이'를 만든 이유를 말했다.


권해효 역시 '태일이'의 탄생을 반겼다. 그는 "왜 50년이 지나도 이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영화가 무겁고 어렵지는 않을까란 우려는 접어두시고, 어려움을 감수하고 옆을 바라봤던 청년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염혜란도 "우리 아이들에게 워낙 슬프고 비통해서 어떻게 설명할까 주저한 적이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란 장르를 통해 훌륭한 교과사가 될 것 같다. 젊은 친구들과 보고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준표 감독은 "계속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태일이'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21년 상반기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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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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