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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랑했던 희극인, 故 박지선이 남긴 것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11.05 08:47
수정 2020.11.05 08:47

ⓒ사진공동취재단

개그우먼 박지선이 갑자기 생을 마감했다. 비록 고인이 됐지만, 그는 생전 우리에게 웃으며 살아가는 것을 알려주고, 많은 사람을 웃을 수 있게 해줬다. 그가 떠난 자리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말들이 남아 있었다.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모친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발견했지만,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 마련됐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던 박지선의 비보에 동료들은 한달음에 빈소를 찾았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건 배우 박정민이었다. 지난해 12월 MBC ‘나혼자 산다’에 출연해 각별한 사이임을 보여줬던 만큼 그는 빈소를 찾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후 배우 박보영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또 유난히도 박지선을 아꼈던 송은이와 고인의 친정 격이기도 한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도 고인을 찾아 눈물을 쏟았다. 2일 늦은 밤부터 마련된 빈소에는 현재(4일)까지도 계속해서 동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김미화, 김민경, 김수영, 김수용, 김숙, 김신영, 김영철, 김원효, 김지민, 박영진, 박성광, 송준근, 신봉선, 안영미, 양상국, 오나미, 오지헌, 유민상, 유세윤, 유재석, 윤성호, 이국주, 이상민, 이상호, 임하룡, 임혁필, 장도연, 정명훈, 정범균, 조세호, 조윤호, 최양락·팽현숙 부부, 홍록기 등 희극인들은 물론 샤이니 키 등의 아이돌 스타, 유명 영화배우, 방송국 관계자 등 가요·드라마·영화 등의 분야를 막론하고 조문객들이 잇따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고인에 대한 추모는 계속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지선 님은 남을 낮추지 않고도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탁월한 희극인이자 자신을 사랑하고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려 노력했던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생전에 고인을 더 알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다시 만날 수 없음이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애도를 표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슬픔으로 함께 하는 건, 생전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대변한다. 평소 박지선은 ‘바른 인성’으로 유명했다. 특히 그는 후배들에겐 귀감이 되는 선배였다. 자신이 맡은 행사의 주인공인 배우나 가수들을 위해 사전에 철저히 공부하고 정보를 습득한 뒤 무대에 오르는 배려 깊은 모습으로 후배들의 감탄을 샀다.


밴드 잔나비 최정훈은 “지선 누나는 별 정보도 없는 저희에 대해서 속속들이 공부해 오셨다. 팬분들이 어떤 멤버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시는지, 취미는 뭔지,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길을 걷는 친구들인지, 자리하신 저희 팬 분들의 시선 그대로의 진행이었다. 그런 누나의 애정 어린 진행 덕분에 걱정했던 무대에는 여기저기 웃음꽃이 피고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갈 수 있었어요”고 회상하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또 박지선은 개그프로그램을 통해 ‘못생긴 젊은 여성의 비애’를 연기하면서 대중에게는 웃음을 줬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제10회 대한민국영상대전 포토제닉상 수상 소감에서 “저는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을 웃길 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해왔던 박지선은 희극인으로서, 각종 행사의 강연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했고, 모두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우쳐 주기도, 또 웃음이 가진 힘을 알게 해준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발인은 5일 오전 11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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