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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다독인 김종인, '서진 행보' 재개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11.03 15:18 수정 2020.11.03 15:20

김종인, 광주 다시 찾아 "깊은 애정과 관심"

호남 출신 인구 15% 서울…민심 잡기 주력

영남 지지율 하락에 "집토끼 잃는다" 우려도

"한번 설정한 것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열린 제 91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영상물을 보고있다. ⓒ뉴시스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제기됐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부를 다독이며 외연 확장을 꾀하는 등 바쁜 발걸음을 재개했다. 당의 명운이 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3일 광주를 찾았다. 지난 8월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사죄한 이후 두 달 여만으로,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꾸준히 펼쳐왔던 '서진(西進)' 정책에 재차 페달을 밟은 것이다.


광주 지역 기초단체장들을 만난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이 되고서 호남을 자주 방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호남은 조선시대까지 전국 세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호남 지역이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당도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나 단체장이 안 계시다보니 여러 노력이 전달되지 않는 아쉬움도 있다"며 "(국민의힘은) 호남예산협의회를 개최했으며 호남발전기금 조성을 비롯해 '호남 동행의원'을 발족했다. 호남 동행의원들이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예산지원 등에 많은 노력을 해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호남 끌어안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서서히 군불이 지펴지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 국면과도 맞닿아 있다. 호남 출신 인구 비율이 15%에 육박하는 서울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이들의 표심을 확보하지 못하면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지난달 열렸던 국민통합의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게 호남 출신 분들"이라며 "실질적으로 우리가 변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한 한식당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관련 의견 수렴차 서울지역 당 중진 정치인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다만 김 위원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김 위원장을 향해 "호남에 가서 표 구걸이나 한가하게 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궐선거를 앞두고 하는 모습들이 가관"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평가되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산토끼를 잡으려다 오히려 집토끼를 잃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당내 전반에 감지된 바 있다.


전날 김 위원장이 보궐선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김도읍·서병수·조경태·하태경 의원 등 부산 지역 중진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을 향해 '집토끼 결집을 놓쳐선 안 된다'는 당부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우려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전남 중소기업인 간담회 참석을 위해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영남에서 지지율이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는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가 한번 설정한 것에 대해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지도부도 공감하고 귀담아 듣고 있다. 전날 서울·부산지역 전현직 의원들과의 회동도 '선거 승리'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잘 단합해보자는 차원"이라며 "단순히 호남 민심만 얻겠다는 취지가 아닌 '국민통합'을 추구한다는 부분에 방점을 찍고 봐달라"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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