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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민주당 공천 강행, '성폭력당 심판 선거' 만드는 일"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11.02 09:23
수정 2020.11.02 12:59

"민주당, 오늘 공당으로서의 사망 선고 받았다

스스로 도덕적 파산 선언…적폐세력 커밍아웃

한국 정치 더 떨어질 곳 없는 막장으로 몰아가

선거비용 전액 내고, 광화문서 석고대죄하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일 더불어민주당이 자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성범죄 사태로 인해 열리게 된 내년 보궐선거에 당헌까지 개정해가며 공천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성폭력당 심판 선거'를 만드는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지 결정하는 전당원투표 결과를 오늘 발표한다고 한다"며 "중국집 사장님들 모셔놓고, 중식과 일식 중 뭐가 낫냐고 물어보는 것이니 결과는 뻔할 것이다. 모래 속에 머리만 파묻으면 자기가 안보일거라고 생각하는 덩치는 크지만 머리는 나쁜 타조처럼 책임 안 지려고 당원 속에 숨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안 대표는 "정말 눈곱만큼의 양심도, 부끄러움도 없다. 단언컨대, 오늘로써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 체제하의 공당으로서 사망 선고를 받는 것"이라며 "스스로 도덕적 파산을 선언하고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적폐세력이라고 커밍아웃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후보를 내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한 데 대해 안 대표는 "해괴망측한 주장이며,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라며 "정말 책임이 무엇인지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책임진다는 것은 정해진 죄 값을치른다는 뜻인데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판사가 아닌 범죄자가 셀프 재판해 스스로 무죄를 선고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이러한 민주당의 행태는 뻔뻔함, 파렴치, 후안무치라는 단어가 아니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만약 민주당이 내년 보궐선거 공천을 한다면 그것은 이념과 진영의 구태 정치에 갇혀 허우적대는 한국 정치에 그나마 남은 최소한의 정치도의와 양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며 한국 정치를 더 떨어질 곳도 없는 막장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며, 내년 보궐선거를 미래의 정책 비전 대결이 아닌 성폭력당 심판선거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민주당은 꼭 이런 짓을 해야 하겠느냐"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에 요구한다. 현 대통령이 당대표때 개혁세력을 자처하며 국민 앞에 선언했던 약속, 홀로 고귀한 척하며 다른 당이 지키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요구했던 내용,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이용했던 선한 척했던 이미지를 당선된 후에는 헌신짝처럼 버리려고 한다면 차라리 당헌을 통째로 폐기하고 무당헌, 무법 정당을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안 대표는 이에 더해 "민주당의 정체성이 ‘비리적폐 옹호당’, ‘성인지 감수성 제로정당’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것이 국민 앞에 솔직한 태도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향해 안 대표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기어이 내년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면 먼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비용 838억 원 전액을 민주당에서 내야만 한다. 민주당 때문에 써야 하는 국민혈세이니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또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원순, 오거돈 두 사람의 성 범죄에 대해 광화문광장에서 석고대죄해야 한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나오겠다는 예비후보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번 기회에 당선자의 중대범죄로 인한 재보궐선거의 경우, 원인 제공 정당의 공직후보 추천을 법률로 원천 봉쇄해야 한다"며 "정당의 당헌이 아니라 공직선거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서 공천에 대한 정당의 책임을 강화하는 책임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자신들이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리고 언제 범죄를 저질렀느냐는 식의 안면몰수 정치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오히려 잘먹고 잘살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약육강식의 무법천지가 되고 우리의 미래는 절망만 남게 될 것"이라며 "인류의 역사에서,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권의 말로는 언제나 비극으로 끝났다"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그 어떤 초법적 권력도, 그 어떤 압도적 의석수도 이러한 정권의 운명을 바꾸지 못했다"며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 공천 강행이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권, 역사 앞에 부끄러운 정권이 맞을 비극적 운명의 문을 스스로 여는 것은 아닌지를 더 늦기 전에 엄중하게 생각해 보기 바라며, 이 결정이 한국 정치를 얼마나 퇴보시키고 우리 공동체의 가치와 규범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인지도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부디 권력의 단맛에 빠져 정신 줄을 놓지 말고,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그만 여기서 멈춰 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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