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펄펄 나는데...’ 못내 아쉬운 황의조·황희찬
입력 2020.10.31 11:18
수정 2020.10.31 11:19
황희찬, 라이프치히서 치열한 경쟁 체제 돌입
‘보르도 2년차’ 황의조, 눈에 띄게 급감한 슈팅수-볼터치
지금까지 이토록 많은 한국인 공격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적은 없었다. 토트넘 손흥민이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단독 선두에 오르며 엄청난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국인 유럽파 공격수들의 행보는 못내 아쉽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에서 손흥민(토트넘)과 더불어 공격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황희찬(잘츠부르크), 황의조(보르도)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올 여름 라이프치히로 이적할 때만 하더라도 황희찬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2019-20시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16골 22도움으로 주가를 높였고,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 티모 베르너의 첼시 이적이 맞물리면서 주전 자리를 쉽게 꿰차는 듯 보였다.
그리고 라이프치히의 올 시즌 공식 첫 경기였던 뉘른베르크와의 DFB포칼 1라운드에서 선발 출장해 1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 보였으나 분데스리가 1라운드에서 후반 교체 출전에 머물렀다.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3라운드 샬케전에서 결장한 황희찬은 4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UEFA 챔피언스리그 바삭세히르와의 1차전에서 연달아 후반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특히 바삭세히르전에서 45분의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활약상은 크게 저조했다.
이 경기 이후 황희찬의 입지는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5라운드 베를린전, 맨유와의 챔스 2차전에서 모두 결장했다. 0-5로 대패를 당한 맨유전에서는 충분히 기회를 받음직 했다. 그러나 나겔스만 감독은 교체 카드가 2장 남았음에도 황희찬을 외면했다.
유수프 폴센이 최전방 원톱, 좌우에 에밀 포르스베리, 다니 올모가 선발로 나섰고, 후반에는 마르셀 자비처, 알렉산더 쇠를로트, 저스틴 클라이베르트가 선택을 받았다. 황희찬은 팀 내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렸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라이프치히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시즌까지 하향세였던 포르스베리의 부활이 결정적이다. 제로톱에도 포진할만큼 나겔스만 감독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최전방 원톱은 폴센, 쇠를로트가 앞서있으며, 좌우에는 미드필더 성향이 짙은 포르스베리, 올모가 우선적으로 기용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팀은 리그에서 4승 1무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식 대회 8경기에서 황희찬은 총 212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다소 비중이 낮았던 뉘른베르크와의 DFB포칼 1라운드를 제외하면 122분에 불과하다.
황의조는 좀더 상황이 나은편이다. 기회는 꾸준히 받고 있지만 문제는 마수걸이 골이 터지지않는데 있다. 지난 시즌 측면 윙어로 뛰고도 24경기 6골 2도움으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황의조는 2년차인 올 시즌 초반 장 루이 가세 신임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주로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며, 2라운드 앙제전에서 1도움을 올리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3라운드 리옹전에서는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황의조의 본 포지션인 최전방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볼터치 13회, 슈팅 0개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라운드 랑스전에서는 전반 중반부터 지미 브리앙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이 경기 역시 부진했다.
이후부터 황의조는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조쉬 마자가 주전 원톱으로 급부상했고, 좌우 측면에 야신 아들리, 레미 우당, 사무엘 칼루 등이 번갈아가며 시험대에 올랐다. 가세 감독은 아직까지 최적의 공격 조합을 찾지 못한 상태다.
황의조에게 지난 시즌과 차이점이라면 볼터치, 슈팅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데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5개의 슈팅을 시도한 것에 반해 올 시즌 8경기에서 총 8개의 슈팅으로 평균 1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높은 득점력을 보인 황의조에 대한 상대팀들의 견제가 높아졌다. 오른쪽으로 접어놓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는 황의조의 특성을 파악한 것이다.
또,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 조급한 나머지 황의조의 슈팅 정확도가 떨어진 점도 못내 아쉽다. 골문으로 향한 슈팅은 2개에 그쳤고, 대부분의 슈팅이 골문 위로 떠올랐다.
볼 터치는 1, 2라운드에서 각각 35회, 39회를 기록한 것에 반해 이후 6경기 동안 20회 이상의 볼 터치를 기록한 경기가 두 차례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황의조의 경기력은 지난 시즌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선수 또한 황의조다. 좌우뿐만 아니라 3선까지 내려와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이며, 높은 패스 성공률, 전진 드리블과 볼 간수 능력으로 파울을 유도하는데 능하다.
황의조의 부진은 팀 경기력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보르도는 매 경기 낮은 볼 점유율과 세밀하지 못한 빌드업으로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공격수로 향하는 패스의 정확성이 낮다. 상대 페널티 박스로의 전진이 여의치 않다보니 미드필더 토마 바시치, 레미 우당의 중거리 슈팅 비율이 높은 게 보르도의 현실이다.
개막 후 4라운드까지 매 경기 선발로 나선 황의조는 5라운드 니스전부터 3경기 연속 후반 교체 출장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8라운드 올랭피크 님전에서 다시 선발로 복귀했으나 65분 동안 슈팅, 드리블, 키패스 모두 0개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윙어 포지션과 양질의 패스를 받지 못하는 악재 속에서 순도 높은 골 결정력으로 생존법을 찾은 바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마수걸이 골로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 황희찬, 올 시즌 출장 기록
포칼 1라운드 뉘른베르크전 : 선발 90분 1골 1도움
리그 1라운드 마인츠전 : 교체 21분 슈팅 0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3회 볼터치 18회
리그 2라운드 레버쿠젠전 : 교체 45분 슈팅 1개 키패스 1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21회
리그 4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 교체 11분 슈팅 1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0회 볼터치 9회
챔스 1차전 바삭세히르전 : 교체 45분 슈팅 0개 키패스 1개 드리블 성공 2회 볼터치 28회
*황의조, 올 시즌 출장 기록
리그 1라운드 낭트전 : 선발 75분 슈팅 2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35회
리그 2라운드 앙제전 : 선발 78분 1도움 슈팅 2개 키패스 1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39회
리그 3라운드 리옹전 : 선발 74분 슈팅 0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0회 볼터치 13회
리그 4라운드 랑스전 : 선발 81분 슈팅 0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20회
리그 5라운드 니스전 : 교체 22분 슈팅 2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0회 볼터치 11회
리그 6라운드 디종전 : 교체 27분 슈팅 1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12회
리그 7라운드 마르세유전 : 교체 25분 슈팅 1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1회 볼터치 11회
리그 8라운드 올랭피크님전 : 선발 65분 슈팅 0개 키패스 0개 드리블 성공 0회 볼터치 27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