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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에 휩쓸린 잰슨, 부담 커진 커쇼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10.26 00:00 수정 2020.10.25 21:30

9회말 2사 후 불쇼 저지르고 백업 플레이도 못해

정신줄 놓은 듯 동점 주자 못 막아...커쇼 5차전 선발

9회말 2사 후 역전 득점 허용한 다저스. ⓒ 뉴시스 9회말 2사 후 역전 득점 허용한 다저스. ⓒ 뉴시스

0.2이닝 2피안타 1볼넷 1삼진 2실점.


켄리 잰슨(33·LA 다저스)이 월드시리즈에서도 불을 질렀다.


다저스는 2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글로브 라이프 필드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대결에서 7-8 역전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2패.


9회말 2사 후 연출된 짜릿한 역전쇼다. 다저스 팬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젠슨의 불쇼였다.


다저스는 9회말 7-6 리드에서 마무리로 잰슨 카드를 꺼냈다. 잰슨은 선두타자 쓰쓰고를 삼진으로 잡은 뒤 키어마이어에 안타를 허용했고, 아로자레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주자를 2명 내보냈지만 2사 후였고, 타석에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브렛 필립스였다. 필립스는 이날 볼넷 2개를 고른 최지만의 대주자로 출전했다.


그런 필립스 앞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필립스는 잰슨의 몸쪽 커터를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키어마이어는 여유 있게 동점 득점을 기록했고, 중견수 테일러의 매끄럽지 못한 수비가 나오는 사이 아로자레나는 홈까지 파고들었다.


홈 플레이트를 눈앞에 두고 넘어져 아웃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포수 윌 스미스가 홈으로 날아오는 송구를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죽다 살아난 아로자레나는 홈 플레이트를 연신 쳐대며 극적인 역전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로버츠 감독은 엉망인 중계 플레이에 고성을 질렀다.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무릎을 꿇었던 잰슨은 홈 중계 과정을 포수 앞쪽에서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정석대로 포수 뒤에서 백업 플레이를 충실히 했다면 역전은 막을 수 있었다. 다저스 팬들이 이날 패배에 더 격분하고 있는 이유다. 당시 상황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퍼펙트 스톰’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잰슨을 감쌌다. 불운했다는 의미다.


포스트시즌 통산 4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잰슨은 경기 후 MLB.com 등과의 화상인터뷰에서 “빗맞은 안타 두 개를 맞았다. 키어마이어 배트가 부러졌고, 필립스 타구도 잘 맞은 것은 아니었다.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수 뒤로 가지 못하고)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며 변명 대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퍼펙트 스톰’이든 빗맞은 타구든 순간 정신줄을 놓아버린 잰슨이다.


월드시리즈 5차선 선발 커쇼. ⓒ 뉴시스 월드시리즈 5차선 선발 커쇼. ⓒ 뉴시스

부담은 고스란히 클레이튼 커쇼가 떠안는다. 커쇼는 5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시리즈 전적 3승1패가 될 상황이 불펜 투수들이 거푸 무너지면서 2승2패로 팽팽해졌다. 오히려 흐름은 탬파베이로 넘어가고 있다. 불펜 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진 가운데 커쇼마저 붕괴된다면 다저스는 궁지에 몰린다. 가을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는 커쇼에게 또 무거운 짐이 주어졌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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