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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영혼을 씻어주는환희, 유성숙 화백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입력 2020.10.24 09:21 수정 2020.12.18 02:49

bloomingfragrance, 2020년 ⓒ갤러리K 제공 bloomingfragrance, 2020년 ⓒ갤러리K 제공

사람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은 얼굴에 가장 먼저 나타난다. 이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면 시나 수필, 소설 등의 문학이 되고 음악이나 미술로 표현하면 예술이다. 예술 중에서도 소리 예술이 음악이고, 시각적 예술이 인문학의 꽃이라는 미술이다.


트로트 열풍 속에서 보듯 음악에서는 희노애락 중 주로 슬픔(哀)을 먼저 소환,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 그러나 미술은 고정된 시공간에서 감정의 반전을 이루기가 어렵다. 그래서 미술의 거장 중에서는 오로지 기쁨(喜)과 즐거움(樂)만을 표현하고자 빛나는 색채를 화폭에 담은 화가가 있었다. 바로 프랑스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다. 그림은 행복·유쾌하고 즐거운 것이어야 하며 영혼을 씻어주는환희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작가 유성숙 ⓒ데일리안DB 작가 유성숙 ⓒ데일리안DB

한국에는 고단한 현실 너머 꿈과 생명의 환희를 뿜어내는 작가, 유성숙 화백이 있다. ‘빛, 향기, 피어남’을 그림 테마로, 꽃의 향기를 빛과 색채로 피워내 온 누리에 확장 시킨다. 작가는 말한다.


“미술이란 생활이라는 배를 타고 삶을 노 저어 아름다움(진실, 영원한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이라 봅니다. 제 그림에 화려한 색감이 많은 것은 내 속에서 싹트는 생명을 표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화사한 색감에 유토피아를 꿈꾸듯 몽환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색채와 소재(꽃, 나비, 새, 사람)로 인해 거실에 오래도록 걸어두고 본다면, 생활 속에서 탁해진 영혼을 씻어줄 것만 같은 환희가 내재해 있다.


bloomingfragrance, 2019년 ⓒ출처: https://www.yousungsuk.com bloomingfragrance, 2019년 ⓒ출처: https://www.yousungsuk.com

“꽃의 향기를 빛으로 피워내고 있지만, 그 광채는 단지 꽃에서 발산하는 색채의 아름다움에서 발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저 안쪽에서 피어오르는 사랑과 행복의 감정으로부터 발화하는 빛이라고 할 수 있다.”(신향섭 평론)


미술은 시대정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인문학의 꽃이라고도 한다. 1980년대 유성숙 작가의 작품은 주로 저항의식이 담긴 민중미술이었고, 경륜과 세월이 더해가면서 난색 계열의 따뜻한 색감과 추상적 조형미로 세상을 긍정하고 포용한다. 꽃과 향기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화려한 색채를 통해 힘찬 생명력을 내뿜고 있다. 작가는 홍콩,싱가포르,미국,영국,일본 등 해외에서 개인전을 열고 초대전에 출품했고, 국내에서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전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bloomingfragrance, 2019년 ⓒ갤러리K 제공 bloomingfragrance, 2019년 ⓒ갤러리K 제공

그림의 주재료는아크릴이지만 서정성과 입체적 질감을 부여하기 위해 밑그림에 차돌을 분쇄해 만든 석영가루와 고무의 일종인 라바에 플라스틱 볼을 혼합해 사용하고, 그 위에 물감을 덧칠하거나 다시 돌가루를 뿌리며 덧칠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유성숙 작가는 긴 호흡과 구도하는 심정으로 작품을 완성해가면서 색채와 빛을 통해 그 너머 본질과 우주로 겸손하게 다가선다. 유 작가의 작품이 곁에 있다면 왠지 행복하고,유쾌하고 즐거워 ‘환희의 선물’을 받은 기쁨이 충만할 것이다.


유성숙 작가/ 1950년 강릉 출생, 1973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홍익여성화가협회 고문, 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 아트비젼고문, 개인전 38회, 단체전 12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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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동신 갤러리K 아트딜러, ssjameslee@daum.net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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