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투자자문 신고 시 '불법자문 방지계획' 제출 의무화

블로그·인터넷방송 등 통해 '일대일' 불법투자자문 가능성 있는 업자 대상

단톡방서도 개별 투자자문 '불법'…당국, '리딩방' 경보 발령·일괄점검키로

최근 주식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딩방 등 불법투자자문 폐해가 심각한 가운데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데일리안DB

앞으로 블로그나 인터넷방송 등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려는 유사투자자문업자는 감독당국에 신고 시 불법투자자문 방지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최근 주식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딩방 등 불법투자자문 폐해가 심각한 가운데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시행세칙 개정을 사전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에 나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무등록 투자자문 관리와 방지수단 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포털 카페와 블로그, 문자메시지(SMS)와 TV, 인터넷방송 등처럼 질의응답이나 댓글 등을 통해 개별자문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업자가 규제 대상이다.

당국은 또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서식 상에서 ‘단체대화방(단톡방)’ 항목을 삭제했다. 그동안 신고서 영위업무 종류란에는 정보전달수단 중 하나로 문자메시지와 함께 단톡방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명시가 자칫 카톡이나 텔레그램 등 단톡방에서의 개별 투자자문행위를 허용한 것으로 오인받을 여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개선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 측은 “현행법 상 투자자문행위는 전문인력 등 요건을 갖추고 당국에 등록한 ‘투자자문업자(금융회사)’에게만 허용돼 있고 유사투자자문업자는 개별 투자 관련 응대를 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실시간으로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무등록 투자자문 등 불법행위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어 개정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사투자자문업’은 사설 투자자문업자 양성화의 목적으로 지난 1997년 (구)증권거래법을 통해 처음 도입됐다. 이후 낮은 진입장벽과 IT 발전 등에 따라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영업채널이 등장하면서 관련 업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주식투자 광풍이 불면서 투자 경험이 부족한 일반인을 상대로 돈을 받고 특정종목 매매를 추천하는 ‘주식리딩방’ 역시 성행하고 있다.

문제는 주식리딩방 운연자 대다수가 유사투자자문업자나 일반 개인으로, 인가받은 금융회사가 아니어서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고 여타 불법행위에도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허위·과장광고에 회원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회원으로 가입했으나 투자 손실을 입거나 이용료 환불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또 리딩방 운영자의 추천에 따라 주식을 매매한 회원들이 주가조작 범죄에 연루돼 조사를 받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주식 리딩방'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개인 메신저 등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운영돼다보니 단속 자체가 쉽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또한 쉽지 않은 실정이다.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 강화를 통해 단톡방 등을 통한 정보전달을 제한하는 한편 내년 3월까지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예고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점검에서는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무인가·무등록 영업, 허위·과장광고, 보고의무 위반 등을 살필 예정"이라며 "일괄 및 암행점검과 제도 정비 등을 통해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