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민주당 '수사농단' 규정에도 '수사 뭉개기' 윤석열 언급은 자제, 왜?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0.10.19 11:56 수정 2020.10.19 12:01

김봉현 옥중서신에 "검찰집단의 수사농단" 역공

검찰조직 겨냥했지만 윤석열 직접 언급은 없어

'윤석열 때릴수록 몸집 커진다' 학습 효과 영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사건을 '검사집단의 수사농단'으로 규정하면서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라임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김봉현 전 라임 회장의 옥중서신을 계기로 검찰과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도 수사 뭉개기 의혹이 제기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회장의 옥중서신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농단' 의혹이라고 지칭하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이낙연 대표는 "라임사태 핵심 인물이 검사 비위와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검찰이) 알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며 "우리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가동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임 시한으로 통보한 오는 26일이 데드라인임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넘길 경우 구체적 행동에 들어서겠다고 공개 압박했다.


김태년 최고위원은 "금융사기 사건 뒤에 감춰진 일부 검사들의 집단 비리와 짜맞추기식 표적수사 의혹은 충격 그 자체"라며 "수사 과정에서 자행된 검사집단의 수사농단 의혹에 철저한 규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라임·옵티머스 사건에서 범죄사실이 드러난 사람이면 정관계, 금융계 등을 막론하고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언론에 보낸 옥중서신에서 자신이 현직 검사와 야당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검찰 측에서 여당 유력 정치인을 겨냥한 수사 협조를 요구·회유했다며 수사가 '끼워 맞추기식'이었다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과 전 청와대 수석 등 여권 인사 연루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은 옥중서신을 계기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수사 뭉개기 의혹이 제기된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 윤 총장을 언급한 지도부 인사는 아무도 없었다. 법무부에서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가 미진했다'는 발표까지 있었지만, 민주당은 검찰 '조직'의 문제로 뭉뚱그려 비판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입장이 충돌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데다 윤 총장을 공격해 그의 몸집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언유착 의혹 당시 윤 총장을 야권의 대선주자로 키운 것은 여권이었다. 똑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추상적으로 검찰을 향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또다시 부딪히는 상황에 대해 "민주당은 불편할 것"이라고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