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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괜한 힘자랑은 재앙을 낳는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0.19 09:00 수정 2020.10.19 10:26

문재인 대통령은 구경만 하나

법무부, 공개적으로 윤 총장 공격

구속 피고인이 검찰개혁 지휘?

ⓒ데일리안 ⓒ데일리안

참으로 해괴한 정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정부는 전무(全無)했고, 아마도 후무(後無)할 것이다. 어떻게 본부에서 외청에 대해 린치에 가까운 권세자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생각할수록 황당하다. 이야말로 콩가루 집안 아닌가. 그 가장(家長: 행정부의 수반)은 집안싸움이 갈수록 치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도 방관자 노릇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구경만 하나


이 싸움이 시작될 당시에 이미 법무부에 힘을 실어줬으니 더 말할 게 없기는 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도 책임을 지기 싫다는 뜻인 듯하다. “내가 시켜서 이러는 게 아니다. 나는 자율에 맡기고 있을 뿐이다.” 이러면서 손을 씻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대통령으로서 애초에 싸움을 붙일 일이 아니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정리를 해줬어야 옳았다. 그게 국정최고책임자로서의 도리이고 책무다. 조국 당시 법무장관을 편들어 윤석열 검찰총장을 내치기는 부담스러웠을 법하다. 물론 윤 총장 편을 들 생각은 애당초 없었을 터이다.


그래서 (세상이 다 알게) 조 장관에 힘을 실어주고 윤 총장에게 압박을 가하는 식으로 수습을 해 보려고 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그게 아주 안 좋은 방법이었다. 고지식한 윤 총장은 눈치를 못 챈 양 하면서 밀어 붙였다. 눈치가 너무 빠른 조 장관은 대통령 힘을 믿고 검찰 전체에 “동작 그만!” 구령을 연발했다. 그러다 결국 시민의 힘에 밀려났다.


이런 상황을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웠던 문 대통령은 조 장관보다 더 눈치 빠르고 공명심이 많고 기가 센 추미애를 장관에 기용했다. 최고통치권자라는 자신의 위상을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그 선에서 윤 총장에게 한 발 물러설 여지를 만들어줄 일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 상황을 인정하면 지는 게 된다는 이상한 오기로 퇴로를 틀어막고 만 것이다.


법무부, 공개적으로 윤 총장 공격


추 장관으로서는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자신의 공명심에 추동되어 사태를 키웠다. 이제 대통령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계산으로 마음껏 장관의 권한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가능하면 소리가 크게 나도록 했다. 한동안 신혼여행 가는 승용차 뒤에 깡통을 주렁주렁 다는 매달고 달리는 광경이 쉽게 목격되곤 했었다. 언제 생겨나 언제 없어졌는지 기억에 없지만 어쨌든 동네방네 다 들리도록 자랑하는 퍼포먼스였다. 추 장관이 그렇다. 조용히 처리해도 될 일을 일부러 뉴스로 만든다. 대통령은 물론 모든 국민에게 ‘추미애의 힘’을 과시하려는 듯하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에 와서 새삼 교통정리를 하겠다고 나설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추 장관은 기어이 윤 총장을 밀어내거나 스스로 나가게 하고, 그 자리를 잘 털어서 대통령에게 반납하는 걸 최대의 책무로 삼은 것 같은 기세다. 그렇다고 윤 총장이 고분고분해질 리도 없다. 싸움은 갈수록 험해지면서 지저분해지기까지 하는 양상이다. 그만큼 국민의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지고 있다.


하긴 싸움이랄 것도 없다. 거의 일방적인 공격이다. 윤 총장의 맷집이 남달라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추 장관 독무대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승부가 잘 나지 않으니까 초조해 졌는지 상황을 막장 드라마로 몰고 가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구도대로 검찰이 수사결과를 내놓고 있는데도 윤 총장이 검찰을 조종해 상황을 어렵게 만들어가는 구도를 설정한 인상이다.


병가 및 연가 외압 의혹 사건에서 추 장관 자신과 아들, 전 보좌관 등이 일괄 불기소됐고,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아오던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정 윤건영 이수진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무혐의로 종결됐다. 윤 총장을 돌려세워놓고 ‘내편’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말이 많다.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추 장관은 또 공공연히 윤 총장을 링 위에 끌어내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다.


구속 피고인이 검찰개혁 지휘?


법무부가 18일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대표에 대해 이뤄진 직접 감찰조사 결과 “(김 대표가 진술한 내용에 대한) 기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이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지휘하지 않은 의혹이 있고, 윤석열 총장과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주장도 내놨다.


잘 짜인 시나리오 같다는 느낌이 왜 드는 걸까? 김봉현의 ‘옥중 입장문’ 내용은 이미 검찰에 진술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법무부도 진작 알았을 법하다. 게다가 추 장관을 따르는 검사들이 훨씬 많아졌을 때였다. 그걸 왜 지금까지 묵혔다가, 김 씨가 입장문이라는 걸 공개하자 득달같이 감찰에 착수했을까? 그 동안 윤 총장은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수사팀이 보고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그래놓고 윤 총장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또 ‘수사지휘권 발동’을 예고하는 듯 한 발표를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부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권세과시가 언제까지 가고서야 멈출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 국민은 지쳐 가는데 대통령은 말이 없다. 싸움이 재미있어서 그런 건지, 괜히 말을 보탰다가 자승자박이 될 것 같아 그러는 건지, 어쨌든 무책임 무대책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무왕(武王)은 힘이 세어 힘겨루기를 좋아했으므로, 역사(力士) 임비‧오획‧맹열 등이 높은 관직에 올랐다. 무왕이 맹열과 정(鼎)을 들다가 정강이뼈가 부러졌다. (기원전 307년) 8월 무왕이 죽자 맹열은 멸족당했다.”(사마천, 사기 진본기, 정범진 외 옮김)


힘자랑을 좋아하다가 다쳤고, 그게 빌미가 되어 곧 죽었다. 공연한 힘자랑은 예나 지금이나 재앙을 낳는다.


ⓒ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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