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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변화하는 바다⑤] 다시 잇는 우리 바다 생태계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입력 2020.09.29 10:00 수정 2020.09.29 09:59

바다 생태계, 구조 파악하고 체계적 관리 필요

“생물종 감소·생태계 파괴 위험성에 귀 기우려야”

2019년 5월,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 등으로 생태계가 파괴돼 수십 년 이내에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IPBES는 지속가능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 생태계 복원 정책을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했다. 세계 각국은 생태계 복원의 일환인 서식지와 이동로를 보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해양 포유류의 33%가 멸종 위기에 처한(IPBES 보고서, 2019년) 지금, 우리 바다의 생태계 연결성 유지와 복원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간 기획연재를 통해 우리 바다의 다양한 환경과 가치, 변화상을 살펴봤다. 바다가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자원과 혜택을 잘 보전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육지에 비해 아직은 낯선 바다의 생태계 구조를 잘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재기획의 마지막 주제는 해양생태계의 연결성으로 ‘다시 잇는 우리바다 생태계’이다.


◆ 생태계 연결성 확보, 해양생태계 보전과 복원의 기반


리나라 백두대간이 산양과 반달곰에게 살아갈 공간과 이동통로가 되듯 바다는 해양생물에게 서식지와 이동로를 제공해 준다. 갯벌은 게, 갯지렁이, 바닷새 등의 서식지가 되고, 갯바위는 따개비, 해조류 등 부착생물의 터전이 되는 것처럼 서식지에 따라 서식생물도 달라진다.


바다에서 이동로 역할을 하는 해류 또한 생물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바다를 헤엄치는 어류 뿐 아니라 바다 바닥에 사는 저서동물도 약 85% 이상의 종이 해류에 몸을 맡기고 떠다니는 이른바 부유 유생의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즉 바다에서는 해류를 타고 생태계를 이루는 여러 생물들이 새롭게 공급되고 이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생태계 연결성을 고려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서해는 강으로부터 공급되는 많은 퇴적물과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갯벌이 집중적으로 발달해 있다. 갯벌은 연안해양생물의 약 70%가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삶의 터전이자, 해양보호생물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서해의 갯벌에는 갯벌의 청소부로 불리우는 눈콩게를 만날 수 있고,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와 검은머리물떼새도 서해 갯벌을 대표하는 생물이다.


최근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은 대표적인 갯벌 생물을 모니터링 해 갯벌 전체의 건강성과 연결성을 파악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해양환경정보포털·국립해양생물자원관·Shutterstock ⓒ해양환경정보포털·국립해양생물자원관·Shutterstock

우리나라 서해 연안은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과 상괭이의 이동경로와 주요 서식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동그란 몸매에 점무늬가 새겨진 점박이물범은 겨울철에 중국 라오듕만에서 새끼를 낳은 뒤 봄이 되면 백령도와 가로림만까지 내려와 휴식과 먹이활동을 하고, 웃는 상을 가진 상괭이는 서해에서 번식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점박이물범과 상괭이 모두 서식지 파괴와 포획·혼획으로 고통받고 있다. 점박이물범과 상괭이의 보호를 위해 해수부와 해양환경공단은 주요 서식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점박이물범 인공쉼터 조성과 상괭이 탈출용 어구 개발 등 다양한 보전노력을 펼치고 있다.


ⓒ해양환경정보포털·Shutterstock ⓒ해양환경정보포털·Shutterstock

한편으로는 우리 바다에서 열대-아열대 생물이 출현하는 것을 보면,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동을 이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 따르면, 따뜻한 해류의 흐름을 따라서 난류성 어류의 출현이 늘어나고 제주도부터 독도에 걸쳐 아열대성 생물인 유착나무돌산호, 보석말미잘, 옥덩굴 등의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난류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 급격하게 생태계 변화가 있을 수도 있는 지역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우리 바다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더씨·해양생태기술연구소 ⓒ인더씨·해양생태기술연구소

지난 8월, 해수부는 변화하는 해양환경에 대한 대응과 단절의 위험이 있는 우리바다의 생태계를 잇기 위해 ‘해양생태축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그린뉴딜 정책의 해양생태계 녹색복원 과제 중 하나인 해양생태축은 생태적 구조와 기능이 연계돼 있는 해양생물의 주요 서식지, 산란지, 이동 경로 등을 연결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번에 발표된 5대 핵심 해양생태축은 한반도의 주요 서식지와 이동로를 보전을 위한 ▲서해안 연안습지 보전축 ▲도서해양생태 보전축 ▲동해안 해양생태 보전축 ▲해양보호생물의 이동로 보전을 위한 물범-상괭이 보전축 ▲기후변화에 따른 열대-아열대 해양생물 출현 관찰을 위한 기후변화 관찰축으로 이뤄져 있다.


해양생태축 개념도 ⓒ해양수산부·해양환경공단 해양생태축 개념도 ⓒ해양수산부·해양환경공단

정부가 생태계의 연결성을 고려한 해양생태축을 설정하고 관리를 천명한 것은 전 세계가 생물종 감소와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을 알린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는 현 상황에서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해수부와 함께 해양생태계 보전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해양생태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해 우리 바다의 건강함과 풍요로움이 유지되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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