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은 K푸드 인기...음식료주 다시 끓어오르나
입력 2020.10.05 05:00
수정 2020.09.29 21:03
음식료주 9월 하락장서 동반 조정...농심·풀무원·대상 등 10% 넘게↓
“외식채널 비중 높은 종목 단기 충격...기저효과·해외수출 등 긍정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음식료 업종의 실적 성장성이 주목받으면서 주가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음식료 업종은 앞서 코로나19 사태 속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큰 폭 오른 뒤 다시 조정 기간에 들어섰다. 증권가에선 음식료 업종에 속한 모든 종목이 수혜를 본 것은 아니지만 이에 따른 기저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 시장 진출이 국내 식품업체들에 강력한 성장판으로 작용, 투자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CJ제일제당은 전장 대비 1000원(0.25%) 오른 3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상(1.76%), 풀무원(1.21%), 하이트진로(0.83%), 삼양식품(0.51%)도 상승했고 오리온(-1.50%), 농심(-0.63%)은 소폭 하락했다. 다만 지난 한달 동안 농심(-12.5%), 풀무원(-10.7%), 대상(-10%) 주가는 10% 넘게 빠진 상태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6.6%), 오리온(-6,8%), CJ제일제당(-2.9%) 하이트진로(-1.8%)도 최근 증시 하락장에서 조정을 받았다.
대신증권은 음식료 업종 커버리지 14개사 중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던 7개 기업을 ‘긍정적(Positive)’ 기업군,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던 7개 기업을 ‘부정적(Negative)기업군으로 분류했다. 3분기 전자담배 수출 개시로 실적 예측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KT&G는 제외했다. 긍정적 기업군에는 오리온,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대상, 삼양식품, 동원산업이 속한다. 부정적 기업군에는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풀무원, 동원F&B, 매일유업, SPC삼립, 롯데푸드가 포함됐다.
음식료 업종 평균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39%,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6%로 조사됐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Positive 기업군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43%,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3%”라며 “Negative 기업군의 2020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26%,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17%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미국 음식료 소매판매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중국 식품 소매판매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다. 반면 음식료 품목의 새벽 배송·당일 배송 유통 구조가 체계적인 한국은 한자리 중후반의 증가율에 그쳤다. 이에 내년 시장에 대한 기저 부담은 예상외로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유통 채널별로는 온도차가 극심했다.
한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타격이 가장 큰 외식 채널의 비중이 높았던 Negative 기업들의 경우, 이익단에는 부정적 영향이 대부분이어서 내년 이익에 대한 기저 효과가 기대된다”며 “Negative 기업군 중 코로나19 전후로 시장지배력의 흔들림 없이 채널 믹스 변화의 영향만 받았었던 기업은 하이트진로, 풀무원, 동원F&B, SPC삼립으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 추정치의 추가 상향 조정이 예상되는 CJ제일제당과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에도 펀더멘탈 회복이 포착되고 있는 풀무원을 각각 최선호·차선호주로 제시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격적인 수도권 외 지역으로의 주요 제품 확장이 예상되는 하이트진로의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국내 식품기업 해외 매출 비중이 상승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에 대해 주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음식료 기업의 지역별 매출액을 살펴본 결과, 매출 발생 지역이 다변화되며 국내 매출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CJ제일제당, 오리온, 삼양식품 등은 이미 해외 매출 규모가 국내를 추월했고 농심, 대상 등의 해외 매출 비중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차재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해외 진출로 주목받는 기업은 주로 오리온이었고 대상 시장은 대부분 중국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등이 한류 확산과 함께 미국 내 약진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세계인구의 4.3%, 세계소매시장의 18.5%, 세계식품시장의 23.1%를 차지한다. 미국 식품 시장 진출은 국내 식품 기업들에게 강력한 성장 요인인 셈이다.
차 연구원은 “높아진 실적 기대감에 당분간 보수적 밸류에이션을 적용해야겠지만 15년간 하락해온 업종 평균 영업이익률은 추세적 반등을 시작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상승 후 재조정을 끝마친 실적 개선 대표주에 대한 재매수를 추천한다”고 했다. 그는 업황 변화·밸류에이션, 분기 실적 모멘텀을 종합해 미국시장 등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하이트진로,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에도 불구하고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된 대상을 최우선주로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