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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뺨친다"…윤석헌 광폭행보에 쏠린 눈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9.30 06:00 수정 2020.09.29 16:48

금융위원장도 건너뛰었는데 명절 앞두고 전통시장 방문

'여권실세'만 초청된 이해찬 출판기념회도 참석해 '뒷말'

윤석헌(왼쪽) 금융감독원장이 9월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을 방문해 떡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 금융감독원 윤석헌(왼쪽) 금융감독원장이 9월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을 방문해 떡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 금융감독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정치인 못지않은 '광폭 행보'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윤 원장은 지난달 24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국 구세군과 금융회사 기업은행, 미래에셋대우, KB손해보험, 신한카드 등 금융사 임원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망원월드컵시장을 방문했다.


윤 원장은 현장에서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직접 떡과 과일 등을 구매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반석병 월드컵시장 상인연합회장 등과 현장간담회를 갖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주요 정치인들이 명절을 앞두고 빼놓지 않는 재래시장 방문의 전형적인 코스다.


이에 금융권에선 금융당국 수장인 금융위원장도 현장에 가지 않았는데, 금융감독기관 수장의 현장행보에 "정치인 뺨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9월 10일 추석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등을 고려해 민생현장 방문일정을 잡지 않았다.


금감원은 "명절 때마다 해오던 의례적인 일정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원장은 올해 1월 설 명절에도 서울 신월동 신영시장을 방문해 현장행보 벌였다.


특히 윤 원장이 지난 22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참석한 일을 두고도 구설에 올랐다.


'정권실세' 45명만 초청받은 행사에서 윤 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며 여권과 친분을 과시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내 모임 지침(50인 이하)에 따라 정부여당 주요 인사 45인만을 행사에 초청했다.


또 다른 금융공공기관장 참석자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건배사로 "가자 (집권) 20년"을 외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야당을 중심으로 "두 공공기관장의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사과했지만, 상대적으로 논란에서 비켜 있는 윤 원장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원로 정치인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지난 28일 'FSS SPEAKS 2020'에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에도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평소 금융산업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해온 윤 원장이 정책금융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금융권은 윤 원장 일련의 행보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금감원이 떠안고 있는 사모펀드사태 등 산적한 현안을 감안하면 한가롭게 정치권에 기웃거릴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은 정말 의외였다"면서 "학자시절부터 '금감원 독립'과 금융권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온 분이 정치금융을 몸소 실천하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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