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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 쇼크에 각국 현금 수요 급증”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0.09.27 12:00 수정 2020.09.25 16:36

주요 국가에서 화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은행 주요 국가에서 화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은행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화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주체들이 안전자산 및 안전결제수단으로서 현금을 선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가 주요국 화폐 수요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의 고액권 중심의 화폐수요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은이 미국,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등 주요 8개국을 대상으로 최근의 화폐발행 동향을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체로 각국의 화폐 수요 증가율이 평시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실제 미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위기전인 작년 증가율 대비 2.4~3.0배나 뛰었고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은 이 기간 1.1~1.9배로 상승했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민간의 화폐 수요가 큰 폭 증가했다. 위기 이전 작년 3~8월 5% 수준이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올해 3월~8월에는 평균 13%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1%) 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연합 역시 작년 3~7월 중 평균 5% 수준에서 올 3~7월 평균 9%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15%)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은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 등 조치로 일반의 현금 접근성이 제약될 우려가 높아지면서 사전에 현금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시중은행 지점 및 자동화기기(ATM)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에 따른 사전에 현금을 비축하고자 하는 수요를 유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화폐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급 및 화폐 교환 수요에 응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영향도 있다. 한은 측은 "금융기관들은 봉쇄령으로 인한 현송 중단 등 화폐수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보유 규모를 확대했고 결제활동 축소로 인해 도소매점 등으로부터 현금 입금 규모가 감소하면서 금융기관의 현금 확보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시로 고액권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한 점도 한몫했다.


한은은 "재난 등 위기 시에는 현금에 대한 신뢰가 현금지급수단보다 우위에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한은도 코로나19 등 경제 불안 상황에서 현금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음에 대비해 충분한 발행준비자금의 확보·유지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만원권 제조 발주량을 전년보다 3배 이상 크게 늘린 바 있고 올 5월에는 이례적으로 2조원을 추가 발주한 바 있다"며 "공급된 화폐가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시중 화폐수급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필요 가능한 조치를 강구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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