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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벤츠 GLB, 지루한 도심이 즐거워졌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09.26 07:00 수정 2020.09.25 14:05

벤츠의 감성과 넉넉한 공간 활용성…5000만원대 가격으로 수요층 넓혀

나홀로 드라이빙·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편의·안전사양은 2% 아쉬워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주행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주행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게 '가성비'라는 말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소형 SUV 시장과 벤츠의 첫 고객이될 2040세대를 고려한다면? 5000만원대로 진입장벽을 낮춘 콤팩트 SUV GLB 출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GLA, GLC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엔 그 중간 사이즈인 GLB를 새롭게 내놨다. 벤츠 만의 감성과 무난한 옵션, SUV다운 넉넉한 공간을 앞세워 소형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의 입지를 제대로 다지겠다는 포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23일 서울스퀘어에서 GLA·GLB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이날 시승 코스는 서울스퀘어에서 출발해 경기도 가평군 상면에 위치한 모 카페에 도착하는 70.5km 거리, 약 2시간이 소요된 코스였다. 시승 차량은 '더 뉴 GLB 250 4매틱'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측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측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새 라인업이지만 친근한 얼굴…박스형 디자인에 두툼한 매력


GLB는 기본 디자인을 갖춘 '더 뉴 GLB 220'과 AMG라인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더 뉴 GLB 250 4매틱' 두 트림으로 나뉜다. GLB 250 4매틱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범퍼에서 두드러진 개성을 보인다.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탕으로 중앙에 위치한 벤츠 엠블럼은 스포티하면서 안정감을 준다. 양옆에 위치한 사각형 모양의 LED 헤드램프는 클래식한 매력을 더한다.


측면에서는 박스형 디자인 특성이 더 두드러진다. 수직 형태로 떨어지는 전면부와 리어 부분의 짧은 오버행은 독특한 비율을 나타내며 각진 형태를 부각시킨다. 휠베이스 길이가 2830mm로, 준중형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후면은 클래식하고 볼륨있는 뒷태와 듀얼 머플러가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박스형 디자인을 채택했음에도 벤츠 특유의 감성이 더해져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길이 4650mm, 너비 1835mm, 높이 1690mm로 GLC 보다 전폭은 좁지만 전고는 더 높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헤드램프(위)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아래)ⓒ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헤드램프(위)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아래)ⓒ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인테리어는 신형 GLA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스티어링휠은 GLB 200은 원형인 반면 GLB 250 4매틱은 스포티한 특성에 맞게 D컷이다. 단 열선 기능은 없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형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하나의 긴 디스플레이로 이어져 미래지향적이다. 그러면서도 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한 세 개의 원형 통풍구는 벤츠의 클래식한 매력을 준다.


GLB 장점 중 하나는 넓은 공간 활용성이다. 휠베이스 길이 2830mm, 앞좌석 헤드룸 1035mm, 2열 좌석 레그룸 967mm로, 실제로 2열 시트에 앉으면 편안하고 넉넉하다.


시트 아래로 발이 넉넉하게 들어가니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머리 위 공간 역시 부족하지 않게 여유롭다.다만 2열에는 송풍구 없이 USB 단자만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트렁크는 육안으로 보면 상당히 넉넉한 편이다. 2열 시트가 4:2:4 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며 모두 접으면 평평하게 펴져 최대 1850ℓ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길이 막혀도, 뚫려도 괜찮아…GLB 250 4매틱이니까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외관과 달리 경쾌하고 다이내믹한 주행감은 벤츠만의 또 다른 장점이다. GLB 250 4매틱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M260)에 8단 DCT 변속기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최고 출력 224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산터널로 진입하자 차량 정체가 한동안 이어졌다.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를 활용했다. 정체가 심한 구간에서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요긴한 방법이다.


긴 정체 끝에 양양고속도로로 빠져나가자 지루했던 주행은 다이내믹한 즐거움으로 변했다. 주행 모드는 인디비주얼-스포츠-컴포트-에코 등 4가지다. 주행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 주저없이 스포츠 모드를 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엔진룸ⓒ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엔진룸ⓒ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인지 스포츠 모드를 누를 때 마다 '부아앙' 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스티어링휠은 한결 민첩해지고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컴포트 서스펜션은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준다.


가속과 감속은 생각했던 것 보다 부드러웠다. 다만 급정거시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리를 감안하고 밟더라도 예상 보다 앞으로 밀리면서 정차한다.


있는 힘껏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곧장 반응하지만, 고성능 퍼포먼스카가 아니다 보니 원하는 만큼 빠르게 속도가 따라붙지는 않는다. 다만 엑셀레이터를 밟을 때 일부러 엔진음을 살린 듯한 경쾌하고도 공격적인 소리가 주행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편의·안전사양과 드라이빙 즐거움에 더해 '시트 키네틱' 기능도 유용했다. 장시간 운전을 할 때 운전자의 피로도를 감안해 시트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바꿔가며 주행 편의를 돕는다. 속력을 높이니 등받이가 단단하게 받춰주면서 긴장감을 높였고 정체 구간에선 허벅지 부분을 움직이면서 근육 피로도를 낮췄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2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2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여기에다 MUBX를 적절하게 활용하니 주행 즐거움은 배가 됐다. "안녕, 벤츠! 라디오 켜줘, 지도 보여줘, 남은 거리 알려줘"라고 말하니 즉각 반응했다. 혼자 운전해도 혼자 타지 않은 느낌이다. 다만 이날 MUBX가 날씨 검색 등 온라인 지원은 하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


이날 시승 시간은 당초 예상 시간보다 30분 이상 경과된 2시간이 걸렸음에도 불구,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았다. 적절하게 편의·안전사양을 활용하면서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집중할 수 있으니 소형 SUV 오너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무난한 안전·편의사양에 가격 메리트까지…소형 SUV 시장 판도 바꿀까


GLB는 반자율주행기능이라고 일컫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는 없지만 그에 준하는 안전·편의사양을 탑재했다. 특히 유난스러울 정도로 많이 울리는 경고음은 잠깐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초보 운전자에게 적절한 도움을 준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트렁크ⓒ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트렁크ⓒ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앞차 간격과 자동 속도를 조절하는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장거리 여행이나 교통이 많은 도심 주행 시 운전 피로도를 낮춰준다. 차량 또는 보행자와의 충돌을 감지할 경우 시각적, 청각적 경고 및 반자율제동을 지원하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도 있다.


그 외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이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알류미늄 루프레일과 파노라믹 선루프, 무선 충전 등도 기본적으로 탑재돼있다.


벤츠 만의 감성과 지루함을 탈피시켜주는 드라이빙 퍼포먼스, 여기에 무난한 안전·편의사양과 5000만원대(GLB 220 기준)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소형~준중형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퇴근용 차량이나 공간 활용이 중요한 패밀리카, 차박 또는 드라이빙을 즐기는 1인 오너들에게도 어울린다. GLA와 GLC 사이를 잇는 이전에 없던 신선한 라인업이 생김으로써 새로운 수요가 생길 가능성도 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후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B 250 4매틱 후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다만 박스형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비슷한 체급이나 가격대로 봤을 때 더 많은 편의·안전사양을 갖춘 경쟁차종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벤츠는 프리미엄 브랜드 답지 않게 '다목적·가성비'를 갖춘 SUV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이전에 없던 뉴페이스로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것인지, 오히려 외면받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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