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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공무원 총살 만행] '대통령 47시간' 공방…野 "희생자 살아있을 때 뭐했나"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9.26 04:00 수정 2020.09.26 03:33

김종인 "文 47시간 동안 침묵한 이유 소상히 밝혀라"

'文대통령의 47시간'에 제기되는 의문들

'피살공무원 살아 있을 때 구출 지시 했더라면'

당국은 왜 사건 발생 3일 뒤에나 공개했나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북한이 서해상에서 표류하는 우리 국민을 피격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과는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특히 문 대통령이 처음 사건을 보고를 받은 이후 북한의 '총살 만행'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까지 걸린 '47시간' 동안 어떤 대처를 했는지 낱낱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민 생명·안전 수호라는 헌법적 책무를 다한 것인지 의구심이 크다"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47시간 동안 침묵한 사유와 대통령의 대응조치 내역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21일 군과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인지했음에도 사흘이 지난 24일에 공개한 이유, 대통령의 종전선언 유엔연설과 연관성 여부, 대통령의 이번 사태 최초 인지 시점 등 관련 진상이 소상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文, 피살공무원 살아있을 때 보고 받아…구출 지시 했어야"


'대통령의 시간'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제기된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문 대통령이 처음 보고를 받을 때만 하더라도 피살 공무원 A씨가 살아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문 대통령은 A씨에 대한 구출 지시를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국방부와 청와대가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A씨에 대한 실종 서면 보고를 받은 것은 A씨의 실종 이튿날인 지난 22일 오후 6시36분이다. A씨는 그로부터 약 3시간 뒤인 22일 밤 9시40분께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서훈 안보실장도 얘기했고 국방부에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문 대통령은) 첫 보고를, 우리 국민이 살아 있을 때 받았다"며 "서면보고 뒤 청와대에서 구출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없었다. 오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종인 "발생 3일이나 지나 사건 공개…뭔가 숨기고 있다"


△군과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사흘이나 지난 시점에 공개한 이유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왕자 사건의 경우 정부가 당시 손 쓸 방법이 없었으나 이번엔 살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사건 발생 후 3일이 지난 24일에야 뒤늦게 사건을 공개하고 입장을 발표하며 뭔가 국민께 숨기는 것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1일 오후 1시께 A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나흘이 지난 24일 오전 11시 사건을 공개한 바 있다.


조수진 의원도 문 대통령이 군의 최종 보고를 받고도 23일 새벽 1시에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문 대통령은 47시간의 행적을 자세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 좌담회'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은 개인의 것이 아닌 공공재"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촉구했다.


김선동 "文, 피격 사건 알고도 '종전선언' 영상 방영했다면 심각한 문제"


'종전선언' 언급으로 논란이 된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자국 국민의 피격 소각 사실을 보고 받고도 '종전선언' 내용이 포함된 연설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김선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 받은 일시는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며 "만약 대통령이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국민의 피살 사실을 알면서도 유엔에서 기존연설 영상이 그대로 방영되게 내버려 두었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이라고 규정하고 진상조사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3성 장군 출신이자 국민의힘 국방위원회 간사인 한기호 의원이 팀장을 맡는다. 팀원으로는 외교·안보·정보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 받는 신원식, 조태용, 지성호, 태영호, 하태경, 김석기, 정점식 의원이 포함됐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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