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추미애 "남편이 민원전화했는지 물어볼 형편 안돼"
입력 2020.09.14 16:59
수정 2020.09.14 17:00
'부모가 민원' 기록에 "나와 남편은 주말 부부"
누가 남의 아들을 위해 민원했는지 미궁 빠져
추미애 "나는 전화 안했고, 나도 궁금" 일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대정부질문에 답변하러 출석하기 전에 배우자가 국방부에 민원 전화를 했는지, 보좌관이 청탁이나 '문의' 전화를 했는지 여부를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은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추 장관 내외 국방부 민원전화 여부 △추 장관 보좌관 통역병 선발 절차 문의 여부 등에 대해 "나는 전화를 하지 않았고, 나머지는 나도 궁금하다"고 답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 연대통합행정업무시스템의 면담기록에 '부모가 국방부에 민원했음을 확인'이라는 기재사실을 근거로 "연락한 사람은 장관인가, 남편인가"라며 "장관이 안했다면 당연히 남편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추미애 장관은 "나는 전화를 하지 않았고, 남편에게는 물어볼 형편이 되지 않는다"라며 "나와 내 남편은 주말 부부"라고 주장했다.
만약 추 장관도, 배우자도 국방부에 민원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남의 아들을 위해 국방부에 민원을 했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국방부에 민원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 '민원 확인했음'이라는 기록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아해진 박형수 의원이 "그러면 장관 부부가 아니라 누군가가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 아니냐"라고 추궁하자, 추미애 장관은 "의원이 궁금한 것을 내가 아는 한에서 설명을 드린다"라며 "국방부에 민원 전화를 넣은 적이 없다"고만 답했다.
카투사 당직병 현모 씨의 폭로로 문제가 불거진 2017년 6월 25일 밤의 상황과 관련해, 상급부대 대위가 찾아와 '내가 휴가로 처리했다'고 하려면 누군가가 상급부대에 연락을 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추 장관은 "나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라며 "나머지는 의원이 궁금하듯 나도 똑같이 궁금하다"고 비껴갔다.
추미애 장관은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과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나 가족들은 그렇게 연락하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이 제기된 이후, 일일이 수사하듯이 내가 그렇게 조사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본인은 전화를 하지 않았고, 배우자 포함해 보좌관 등 가까운 누군가가 전화한지는 일체 모르겠다는 답변에 답답해진 박형수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답변하려면 그 정도는 확인하고 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을 했다.
그러자 추미애 장관은 "내가 피고발인 입장이라서 일체 물어보지 않았다"라며 "이런저런 접촉을 해서 물어보는 것 자체가 '사전에 짜지 않았느냐'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