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입장문에 첨삭?…진중권 "대체 무엇을 사과하는거냐"
입력 2020.09.14 00:10
수정 2020.09.14 05:27
"남편 교통사고·검찰개혁 얘기는 뭣하러 하나
원칙을 지켰다는데 왜 사과하나…말만 '사과'
도대체 뭘로 심려 끼쳤다는건지 알 수가 없다
사과문 아니라 자서전…추미애는 구제불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사과문'을 향해 "사과문이 아니라 자서전"이라며 "구제불능"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진 전 교수는 추 장관의 '사과문'에 반드시 있어야 할 내용이 빠져서 읽는 국민이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알 수 없다며, 추가해야할 내용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해 '첨삭'을 시도하기도 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13일 추미애 장관의 입장문이 나온 직후 "'사과'를 하긴 했는데 도대체
'왜' 사과를 했는지 모르겠는 입장문"이라며 "(사과를 한) 이유는 나와 있지 않다"라고 혹평했다.
이날 추미애 장관은 입장문에서 서두에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는 상황에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라고 한 마디 한 것 외에는 △아들의 무릎 수술 전력 △아들 입대·수료·전역에 자신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하소연 △배우자의 교통사고 후유장애 △자신이 삼보일배 후유증으로 하이힐을 신지 못한다는 괴로움 등으로 내용을 메웠다.
말미에는 "나는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다"라며 "검찰개혁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게 국민의 뜻이고 나의 운명적인 책무"라고 형식적인 사과로 끝내지조차 않았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는 뭣하러 하고, 이 맥락에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얘기가 왜 필요한가"라며 "도대체 그게 사안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자신은 원칙을 지켰단다. 원칙을 지켰는데 왜 사과를 하느냐. 칭찬해달라고 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말이 사과지, 불필요한 얘기만 줄줄이 늘어놓고 정작 해명이 필요한 부분들은 다 '스킵'해버렸더라"고 혀를 찼다.
진중권 전 교수는 가족사와 개인적인 이야기 말고 추미애 장관이 '입장문'에서 밝혔어야할 점을 △왜 의원실 보좌관을 시켜 아들 부대로 전화를 했는지 △국방부 민원실에는 왜 전화를 했는지 △국방장관 정책보좌관은 아들이 통역병 선발을 원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세 가지로 압축해서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의원실 보좌관이 왜 아들 부대로 전화를 하느냐. 보좌관은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보좌관에게 아들의 뒤치다꺼리를 시킨 것은 공적 자원의 사적 유용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들은 성인인데 국방부 민원실에 왜 전화를 했는지도 말했어야 한다"라며 "부대에서 '다음부터 이런 것은 직접 해달라'고 지도했단다. 외압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얘기"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통역관 선발을 둘러싼 청탁에 관해서는 최소한 세 명의 증인이 일관되게 청탁이 있었다고 증언한다"며 "국방장관 정책보좌관은 아들이 통역관 선발을 원한다는 사실을 대체 어떻게 알았느냐. 이 부분도 해명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러한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추미애 장관이 밝혀야 '사과문'을 접하는 국민들도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최소한 알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으로 심려를 끼쳤다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사과문을 보면 잘못한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라며 "국민의 입장에서는 사과를 받더라도 그게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정도는 알고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